전직 시그니처은행 핵심 인력, 블록체인 기반 내로우뱅크 ’N3XT’ 출사표 던졌다
전통 금융의 벽을 뚫는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다. 시그니처은행 출신의 베테랑 금융인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심장에 깔고, '내로우뱅크' N3XT를 세상에 선보인다.
왜 지금, 블록체인 뱅크인가
답은 효율성과 투명성에 있다. 기존 은행의 복잡한 중개 레이어와 느린 결제망을 단칼에 잘라낸다. 블록체인은 실시간 정산과 불변의 장부를 약속하며, 고객 자산에 대한 직접적 통제권을 되찾아준다. 이들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운영 자체를 블록체인 위에 재구성하는 파격을 준비 중이다.
내로우뱅크, 집중의 힘
N3XT는 모든 것을 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 금융 서비스나 고객군에 집중하는 '내로우뱅크' 모델을 채택했다. 이는 규제 장벽을 낮추고, 민첩한 혁신을 가능케 하는 전략이다. 암호화폐 커스터디, 기관급 디지털 자산 거래, 혹은 DeFi(탈중앙화 금융)와의 원활한 연결—그들의 첫 번째 표적이 어디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의 미래를 건 도박
이 움직임은 단순한 스타트업 창업을 넘어선다. 이는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 위기와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성숙이 만들어낸 필연적 합류점이다. 시그니처은행 출신들의 행보는, 블록체인이 금융의 주변부 기술이 아닌 새로운 중추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물론,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규제 기관의 눈초리가 여전히 날카롭고, 시장의 변동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금융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수년째 반복되어 온 약속과 실패의 역사를 떠올리게 만든다—이번엔 정말 다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융의 판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거시 시스템의 관료주의와 비용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거세지고 있다. N3XT의 등장은 블록체인이 은행의 백오피스를 장악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들이 파놓은 물길은 이후의 도전자들이 따라갈 길이 될 것이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파산한 시그니처은행 임원 출신들이 블록체인 기반 내로우뱅크(NARrow bank: 모든 은행 업무를 취급하지 않고 제한된 영역을 제공하는 은행) N3XT를 설립했다고 코인데스크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3XT는 와이오밍주 특수목적예금기관(SPDI) 허가를 받아 운영되며, 민간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즉시 결제를 처리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프로그래머블 달러 결제를 제공한다.
전통 은행과 달리 N3XT는 예금을 대출하지 않고, 모든 달러를 현금이나 단기 미국 국채로 보유해 매일 공개하는 내로우은행 모델을 채택했다. CEO 제프리 월리스는 시그니처은행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를 역임했으며, 창립자 스콧 셰이는 시그니처은행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사이넷'을 개발한 인물이다.
N3XT는 파러다임, HACK VC, 윙클보스 캐피털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N3XT는 최근 7200만달러를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