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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세금 또 연기될 전망…"과세 인프라 부족·제도 미비" 여전히 해결 안 돼

가상자산 세금 또 연기될 전망…"과세 인프라 부족·제도 미비" 여전히 해결 안 돼

Published:
2025-11-12 22: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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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체계가 또 다시 발목을 잡혔다. 당국이 준비한 인프라와 제도가 여전히 실효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현행 시스템으로는 디지털 자산 과세 집행 불가능"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소 연동 시스템 구축 지연과 법적 근거 미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까지도 본격적인 과세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일단 숨을 돌렸지만, 이번 기회에 체계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금 내는 게 아직은 선택사항인 나라"라고 비꼬는 시선도 함께.

가상자산 과세 [사진: 챗GPT]

가상자산 과세 [사진: 챗GPT]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2027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가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차례의 유예에도 불구하고 과세 인프라와 제도 정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가상자산 과세 제도 정비의 시급성'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처음 제도화됐다. 하지만 시행은 세차례나 미뤄졌다. 처음은 2022년에서 2023년으로 거래소 신고 미비, 투자자 보호 체계 부재가 이유였다. 두번째는 과세 인프라가 미흡하다며 여야 합의에 따라 2025년으로 유예됐다. 세번째 유예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제정 이후에도 세목 정비가 이뤄지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세번의 유예에도 제도적 정비가 진전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에도 미비한 상태로 시행 시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 과세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투자자산의 성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핵심 비판 지점이다.

'기타소득'은 상금·사례금처럼 일회성 수입을 전제로 한 개념으로, 가상자산처럼 반복적 거래에서 손익이 발생하는 금융자산형 구조에는 맞지 않는다. 이로 인해 손익통산이나 손실이월공제가 불가능하고, 동일한 투자소득임에도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과의 과세 형평성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1077만명으로, 상장 주식 보유자(1423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납세체계는 여전히 구축되지 않았다. 시스템과 세목이 모두 부재한데, 특히 가상자산 대여·스테이킹·에어드랍·하드포크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대한 과세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국세청의 2025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에도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 구축 계획은 빠져 있다"며 "납세자 식별·통보 체계조차 없는 상태에서 과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주요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제도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미국은 가상자산 대여를 신용거래로, 스테이킹을 서비스 제공소득으로 분류한다. 일본·독일 등은 하드포크와 에어드랍을 잡소득 또는 비과세로 세분화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증여세 또는 기타소득' 수준의 모호한 잣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경우 과세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모두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 기타소득 분류는 행정 편의에 따른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투자자산화된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김 연구위원은 "제도 신뢰를 유지하려면 과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비거주자 과세, 장외거래 및 해외 거래소 거래, 취득가 산정, 과세 시점 등 핵심 항목에서 여전히 법적 불명확성이 크다"며 "이 같은 미정비 상태가 또다시 유예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제4차 유예를 막기 위한 조치로 ▲가상자산 과세 TF 구성 ▲과세대상·시기·방식 명문화 ▲거래소·지갑 연동형 세무 플랫폼 구축 ▲국회 부대의견을 통한 감독 강화 등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의 양도·대여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재편해 손익통산,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등 과세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예가 반복되면 조세 신뢰가 무너지고, 이후엔 과세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2027년 정상 시행을 위해 정부·국회·거래소 모두 실질적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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