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한 보복으로 유학생 비자 전면 취소
미국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강력히 대응했다.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를 전면 취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희토류는 첨단 기술 산업의 핵심 소재로, 미국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 충돌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두 경제 대국의 갈등이 교육 분야까지 확전되면서 글로벌 시장은 불안에 휩싸였다. 어제까지 ’양국 간 협상 가능성’을 떠벌리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오늘 아침 보고서에서 갑작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중국이 희귀광물 수출을 지연하며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어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유학생 비자를 대거 취소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명분상으로는 ‘국가안보와 간첩 방지’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전략광물 통제를 정면 겨냥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지저이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희귀광물 수출을 제한한 것이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의 비자 취소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우리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며 “더 이상 착한 척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4일 중국이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계열의 7개 희귀광물 수출에 대해 별도 허가제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관세해방일’을 선언하며 새 무역전쟁을 시작한 직후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중국은 실제로 희귀광물 통제를 풀지 않았다.
12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제를 해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20일 CNN 등 복수의 매체는 중국이 여전히 수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중국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고, 루비오 장관은 그 대응책으로 비자 취소 방안을 밀어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28일(현지시각)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인사나 민감 기술 분야를 전공하는 유학생을 포함해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전면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미국 대학들이 중국의 첩보 활동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온 대표적 대중 강경파로, 지난해에는 “중국 첩보원이 미국에 들어오는 데 국경을 넘을 필요조차 없다. 대학원생이나 비자직원으로 위장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속인다. 그게 그들의 방식”이라며 루비오의 비자 조치를 전격 수용했고,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에 발맞춰 반도체 소재, 기계공구, 항공장비 등 중국 수출 규제를 확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백악관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는 CNN 인터뷰에서 “중국의 산업 전략은 유학생 프로그램을 악용해 미국의 첨단기술과 군사기밀을 훔치는 데 있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 과학·의료·공학 분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계와 인권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는 “국가안보는 중요하지만 공포 조장과 인종 편견은 결코 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제조 2025’ 전략 하에 희귀광물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귀광물 채굴량의 70%, 정제·가공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2위 생산국이지만 가공 역량은 크게 뒤처진다.
정치적 메시지도 뚜렷하다. 미국 정부는 중국 지도층 인사 다수가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내고 있는 현실을 의식해 비자 취소 조치를 통해 중국 고위층에 ‘직접적인 압박’도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희귀광물 통제가 미국의 산업·군사 안보에 직결된 사안으로 간주됨에 따라 ‘무역 협상 수단’이 아닌 ‘전략 자산 통제’로 격상됐다는 점에서, 양국 간 갈등이 경제를 넘어 외교·교육·인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