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월렛 ’브로커’ 등록 의무 면제 지침 발표...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 완화 신호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브로커-딜러' 등록 의무를 면제하는 새로운 지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규제 명확화의 중요한 진전으로, 비수탁형(non-custodial) 지갑 서비스의 운영 부담을 크게 완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침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관 투자자의 본격적인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기수탁 지갑 기반 암호화폐 거래 인터페이스의 규제 적용 범위를 일부 완화하는 해석을 내놨다.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해당 서비스가 브로커로 등록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3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거래·시장국 직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용자가 블록체인 프로토콜에서 직접 시작하는 암호화폐 증권 거래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가 조건부로 브로커딜러 등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중개 여부와 투자 개입이다. SEC는 자기수탁 지갑을 활용한 인터페이스라 하더라도 거래 상대방을 연결하거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기존 브로커 규정을 곧바로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인터페이스는 특정 암호화폐 증권 거래를 유도하거나 권유해서는 안 되며, 이용자에게 제시되는 거래 경로에 대해 의견이나 해설을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등록 의무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입장은 정식 규정 개정이 아닌 직원 성명 형태로, 법적 구속력은 제한적이다. 공청회와 위원회 의결을 거치는 규칙 제안과 달리, 암호화폐 증권 관련 활동에 연방 증권법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해석 지침 성격이 강하다. SEC는 이번 문서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규제 정비 필요성도 제기됐다.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이번 성명이 디지털 자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광범위한 증권법 해석을 반영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브로커 정의 자체를 재정립하는 영속적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해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SEC가 이어가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 기조 변화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새 지도부 체제 아래에서 업계에 보다 유연한 접근이 나타나는 가운데, 개별 사안별로 규제 적용 범위를 재정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규제기관의 인력 공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현재 SEC는 정원 5명 가운데 3명만 재직 중이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수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회 일각에서는 시장구조 법안에 최소 인력 확보 조건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해석이 자기수탁 지갑과 거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에게 단기적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정식 규정이 아닌 만큼, 향후 브로커 정의를 둘러싼 별도 규정 정비와 위원회 차원의 후속 조치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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