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펀 토큰 판매 대혼란 ⋯ 크라켄·바이비트 ’상반된 대응’으로 시장 혼란 가중

암호화폐 시장이 펌프펀(PumpFun) 토큰 판매 사태로 발칵 뒤집혔다. 두 거대 거래소의 상반된 대응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크라켄은 펌프펀 토큰 상장을 즉시 중단한 반면, 바이비트는 '기술적 검토'를 이유로 유보했다. 투자자들은 예측불가능한 규제 환경에 노출됐다.
"거래소마다 다른 규정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쓴소리가 시장의 냉소를 대변한다. 토큰 판매 광풍 속에서도 프로토콜의 근본적 가치 평가는 여전히 뒷전이다.
1. 통제의 요새: 시진핑 체제 하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조치 해부
중국은 2013년부터 점진적으로 암호화폐를 규제했다. 2021년에는 거래, 채굴, 마케팅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바이낸스, 후오비 등 주요 거래소는 해외로 철수했고, 개인 거래는 지하 시장으로 숨어들었다.
당국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금융 사기, 불법 자금 조달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굴 산업 역시 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 문제를 이유로 단속했다. 하지만 개인의 암호화폐 보유 자체는 명확한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중국 당국의 초기 움직임은 암호화폐와 공식 금융 시스템 간의 연결 고리를 끊는 데 집중되었다. 2013년, 중국인민은행(PBOC)은 금융 기관이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통지를 발표하며 첫 규제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 조치는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백한 의도였다.
이러한 규제 기조는 2017년에 더욱 강화되었다. 당국은 암호화폐 공개(ICO)와 중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을 전면 금지했다. 정부는 ICO와 거래소를 불법 자금 조달, 금융 사기, 그리고 기타 범죄 활동의 온상으로 규정했다. 이 결정은 중국 암호화폐 시장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으며, 바이낸스(Binance), 후오비(Huobi), 오케이엑스(OKEx)와 같은 주요 거래소들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해외로 법인을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중국 본토의 암호화폐 거래는 공식적인 경로가 차단되고, 현재의 거대한 지하 경제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2021년 9월,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는 정점에 달했다. 중국인민은행을 비롯한 10개 중앙 부처는 공동으로 통지문을 발표하여 사실상 모든 형태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 통지문은 암호화폐 거래, 거래소 서비스 제공, 파생상품 거래 등 ‘가상화폐 관련 사업 활동’ 일체를 불법 금융 활동으로 명시했다. 이는 이전의 제한 조치들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금지 조치로, 중국 내에서 합법적인 암호화폐 사업의 여지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해외 거래소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금지되었으며, 이들에게 마케팅, 기술 지원,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되었다.
거래 금지와 병행하여,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감행했다. 주된 명분은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문제였다.8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암호화폐 채굴을 ‘도태 산업’으로 분류하고, 신규 투자를 금지하며 기존 채굴장의 단계적 폐쇄를 명령했다. 이 조치는 특히 수력 발전이 풍부한 쓰촨성이나 석탄 발전에 의존하던 내몽골 자치구 등 주요 채굴 중심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했으며, 채굴자들은 기계를 들고 북미,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지로 대규모 이주를 감행했다. 이는 온체인 데이터로도 명확히 관찰되는 현상이었다.
거래와 채굴이 명백히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암호화폐 소유에 대한 법적 지위는 다소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일부 법원 판결에서는 비트코인을 ‘가상 재산’으로 인정하여 소유권을 일부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민들이 합법적으로 암호화폐를 구매, 판매, 또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방법은 전무하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는 개인 소유 자체도 불법화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이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부분으로 법적 회색지대로 남아있다.
2. 암묵적 동인: 자본 유출과 금융 주권의 절박성
암호화폐 금지 배경에는 자본 유출 통제가 자리한다. 위안화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는 연간 외화 환전 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특히 테더(USDT)는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연구에 따르면 과거 비트코인 거래의 25% 이상이 자본 유출과 연관됐다. 거래소 폐쇄 후, 테더 중심의 P2P 시장이 형성되면서 해외로 자산을 이동하는 경로가 유지됐다. 이에 중국은 정책적으로 암호화폐를 전면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개인의 연간 외화 구매 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하는 등 엄격한 자본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이러한 통제를 우회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부상했다. 학술 연구 및 산업 분석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중국의 자본 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을 냈으며,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 연구는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량의 4분의 1 이상이 자본 유출과 관련이 있으며, 그 금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한때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거의 절반이 중국의 자본 통제를 우회하는 데 사용되었을 수 있다는 놀라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암호화폐가 단순히 새로운 투자 자산을 넘어, 국가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통로로 인식되었음을 시사한다.
2017년 중국 내 거래소가 폐쇄된 이후, 자본 유출의 주요 수단은 비트코인에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로 옮겨갔다. 미국 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USDT는 기존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국경을 넘어 가치를 이전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었다.
이로 인해 위안화를 usdt로 교환하는 P2P(개인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지하 경제가 형성되었다. 이 지하 시장은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용이했고, 자본 유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조치 시점은 자본 유출 압력이 거세지고 위안화 가치가 불안정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2017년의 거래소 폐쇄는 막대한 자본 유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 금지는 추상적인 금융 범죄 예방을 넘어, 국가의 자본 통제라는 댐에 생긴 거대한 균열을 막기 위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조치였다. 국가는 금융 주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통로 중 하나를 차단해야만 했다.
3. 이념적 기반: ‘공동부유’와 국가 주도권의 재확립
시진핑은 ‘공동부유’를 국정 핵심으로 내세웠다. 이는 부의 불균형 해소와 분배 강화를 지향하며, 국가 주도의 경제 모델을 강조한다.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는 이러한 목표와 정면 충돌한다.
암호화폐는 부유층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추구하는 자산 재분배 정책과 배치된다. 따라서 금지는 경제 통제력 유지와 민간 부문의 영향력 억제를 위한 상징적인 조치이기도 했다.
2021년 암호화폐 전면 금지 조치가 발표되기 불과 한 달 전, 시진핑 주석은 ‘공동부유’를 국정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공동부유는 경제를 관리하는 데 있어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고,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며, 부의 국내 순환을 장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과거의 ‘선부론(先富論)’에서 벗어나, 분배와 형평성을 강조하는 국가주의적 경제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공동부유 아젠다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암호화폐는 부유층의 자본 유출을 용이하게 하고, 국가의 경제 통제를 약화시키며, 국가가 억제하고자 하는 사적이고 투기적인 부의 축적을 상징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금지는 부유층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려 국가의 부의 재분배 정책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념적 도구로 볼 수 있다. 이는 국가가 정한 규칙을 따르지 않는 부의 흐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시진핑의 경제 모델은 민간 부문보다 국가 주도의 발전과 국유기업을 우선시한다. 암호화폐 단속은 앤트 그룹(Ant Group)과 같은 거대 민간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경제 문제에 있어 당의 우위를 재확립하고, 민간 부문의 영향력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종합해 볼 때, 암호화폐 금지는 시진핑 시대의 핵심 정책 기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금융 규제가 아니라, 금융 안보(자본 유출 방지), 이념적 순수성(‘공동부유’), 국가 통제(민간 기업 규제), 그리고 기술 주권(e-CNY 추진)이라는 네 가지 핵심 기둥을 동시에 떠받치는 전략적 결정이다.
금지 조치의 시점이 공동부유 아젠다 발표와 일치하고, 자본 유출이라는 숨은 동기가 막대한 규모로 정량화되며, 국가가 통제하는 e-CNY라는 대안이 개발되는 일련의 과정은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금지 정책을 뒤집는다는 것은 단순히 금융 규제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 시대의 핵심 통치 철학 네 가지 모두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후계자에게 있어 금지 정책의 폐지가 매우 부담스러운 고차원의 정치적 결정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4. 전략적 대안: e-CNY를 위한 길 닦기
암호화폐 금지는 디지털 위안화(e-CNY)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기도 하다. e-CNY는 국가가 통제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기존 민간 결제 수단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는 익명성과 탈중앙화를 가진 암호화폐 대신, ‘통제 가능한 익명성’을 제공하는 e-CNY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사회 신용 시스템과 연계해 금융 흐름을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한편, 지정학적으로도 e-CNY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mBridge 프로젝트 등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비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시 주석이 실각한다면 암호화폐 금지 기조를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책 전환은 단순한 금융 조정이 아니라, 시진핑 시대의 통치 철학 전체를 재조정하는 고차원 정치 행위라는 점에서,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시리즈 2편 중국의 끈질진 지하 암호화폐 생태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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