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법령해석 시한폭탄... 금융당국 ’비조치’ 선택에 시장 초긴장
디지털 자산 시장이 금융당국의 법령 해석을 기다리는 동안 불안한 정적이 흐른다. 규제 기관의 '비조치 의견'이 시장에 던지는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 제도권의 거친 포옹
전통 금융 시스템이 가상자산을 끌어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당국이 내놓은 모호한 입장표명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중.
### 회색지대의 법적 딜레마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부재 속에서 기업들은 자체적인 법령 해석에 의존해야 하는 위험한 게임을 진행 중이다. '규제의 그림자' 아래서 펼쳐지는 전략적 모호성의 대가가 누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회의적인 태도는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으니 너희도 준비하지 마라'는 은행가의 전형적인 논리처럼 보인다. 진정한 규제 합의는 아직 요원한 상태로, 시장은 계속해서 불확실성에 노출될 전망이다.
가상자산 규제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으로 가상자산(암화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에 관련 법령해석과 비조치의견 요청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해 9건의 법령해석과 비조치의견서가 나왔다.
가상자산 관련 법령해석과 비조치의견서는 2024년 7건, 2023년 6건이었다. 올해는 상반기 중 연간 건수를 넘어선 것이다.
올해 처음 나온 것은 넥슨캐시, 웹하드 포인트, SOOP 별풍선 등의 재화들이 선불전자지급수단 및 가상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각각의 구체적 사안별로 가상자산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행위에 대한 해석 요청이었다.
이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신용정보법상 의무 이행과 관련해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해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었고 금융당국이 이를 수용했다. 오는 12월 1일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용정보법 위반행위에 대해 제재 조치가 면제된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에 대한 금융회사의 해석 요청에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가상자산 사업자가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에 관한 출금을 차단할 경우 구체적인 기간을 문의하는 요청도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입금된 때부터 72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이에 맞춰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출금 지연 제도를 시행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영업을 종료한 경우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아 보관하는 이용자 자산을 디지털자산보호재단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른 이용자 자산의 보호 의무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재단 설립 취재를 근거로 해당 사안에 대해 미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기존 금융 부문처럼 가상자산도 한 부문으로 금융당국의 법령해석과 비조치의견 조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영역이 제도권에서 본격적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코인,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등 가상자산과 관련해 주목되는 이슈들이 많은 만큼 법령해석, 비조치의견 요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