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증권거래소, BTC·ETH 무기한 선물 출시 공식화…제도권 편입 신호탄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무기한 선물 상품을 공식 출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 최대 증권거래소가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첫 사례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거래소 측은 이번 상품이 기관 투자자들의 위험 관리 수요를 충족시키고, 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을 가속화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증권거래소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러시아 최대 증권거래소인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가 9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 무기한 선물을 내놓는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러시아는 다음 달 디지털 자산 관련 신규 법 시행을 앞두고 암호화폐 파생상품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스크바증권거래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 2종을 우선 출시한다. 인터팩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파트리케예바 파생상품 부문 매니징디렉터는 향후 코인 기반 상품군을 지속 확대해 최대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정해지지 않은 계약으로, 포지션을 다음 거래일로 자동 이월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교체 부담 없이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스크바증권거래소는 지난해 여름부터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월간·분기별 암호화폐 선물을 제공해 왔다.
이와 함께 모스크바증권거래소는 아마존, AMD, 테슬라, 넷플릭스 등 해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도 가까운 시일 내 도입할 계획이다. 파생상품 부문이 올해 신규 상품 34개를 선보임에 따라, 무기한 선물 상품 또한 연내 출시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암호화폐 규제 체계 정비와 맞물려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CBR)은 2025년 5월 금융기업의 암호화폐 파생상품 제공을 허용했고, 모스크바증권거래소는 러시아 최대 금융기업 스베르(Sber)와 함께 비교적 이른 시기에 관련 상품을 도입한 전통 금융기관으로 꼽힌다. 당시에는 '고도의 자격을 갖춘' 투자자에게만 디지털 자산과 관련 파생상품 매매가 허용됐다.
하지만 올여름 러시아 의회를 통과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디지털 통화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의 핵심 조항이 9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투자자 접근 범위는 넓어진다. 새 법안은 암호화폐 투자와 거래 전반을 규율하며, 비적격 투자자도 일정 한도 안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다만 일반 투자자는 중개업자 1곳당 연간 30만루블(약 500만원) 한도 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투자 가능한 디지털 자산 범위도 제한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8월 초 공개 거래가 가능한 자산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만 승인했다. 당국은 유동성, 시가총액, 글로벌 거래 규모 기준을 충족한 자산만 일반 투자자에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래소는 암호화폐 자체 거래 개시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 Bits.media는 거래소가 디지털 결제를 위한 전용 예탁 인프라 구축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새 법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모든 암호화폐 거래는 금융 브로커나 자산운용사 같은 면허 보유 중개기관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기존 증권시장 예탁기관과 새로 설립되는 디지털 예탁기관은 암호화폐 보관과 회계 처리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러시아 암호화폐 시장은 파생상품 확대를 넘어 거래, 보관, 결제까지 포함한 제도권 인프라 구축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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