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CEO 경고: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개미들의 재앙 될 수 있다
CME 그룹 CEO가 극도로 레버리지된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그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2%의 가격 움직임만으로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비트코인이 단시간에 10% 급락한 사례를 언급하며, 무기한 선물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번 논란은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미국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어떻게 맞출지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인 CME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테리 더피(Terry Duffy)가 미국 규제당국의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승인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해당 상품이 개인투자자에게 과도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더피 CEO는 전날 인터뷰에서 미국 내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거래 허용을 두고 "사고를 기다리는 재앙(an accident waiting to happen)"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최근 결정이 있다. CFTC는 지난달 29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가 신청한 미국 규제형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상품을 승인했다.
무기한 선물은 일반 선물 계약과 달리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계약을 원하는 만큼 유지할 수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미 글로벌 거래소를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높은 레버리지 구조다. 일반적으로 무기한 선물은 최대 50배 수준의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이 경우 가격이 2%만 반대로 움직여도 투자금 전액이 청산될 수 있다.
더피 CEO는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상적인 시장 기능이 투기 중심 시장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가격이 급변할 경우 자동 청산 시스템에 의해 투자자들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으며,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펀딩비(Funding Fee)가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승인 절차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더피는 CFTC가 무기한 선물을 새로운 형태의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면서도 심사 과정은 지나치게 서둘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분한 이해 없이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 규제형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 승인 이후 주요 파생상품 거래소 관련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글로벌마켓(Cboe Global Markets)은 2일 약 9% 하락했고, CME그룹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역시 각각 약 4%씩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무기한 선물이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주식과 원자재 등 다른 자산군으로 확대될 경우 기존 파생상품 시장과 직접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TD코웬의 애널리스트 빌 카츠는 "향후 주식과 원자재 시장에서도 무기한 선물이 얼마나 빠르게 승인될지가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패트릭 오쇼너시는 무기한 선물이 본질적으로 개인투자자 중심의 투기 상품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전통 선물시장과는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RBC의 애널리스트 아시시 사브드라도 무기한 선물과 전통 선물은 상품 구조 자체가 달라 경쟁 위험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더피 CEO 역시 CME 사업 자체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CME 거래량의 85~90%가 기관투자자에서 발생하며, 이들은 무기한 선물 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CFTC는 향후 무기한 선물 상품에 대해 자산별 개별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외에도 농산물과 귀금속, 주식 등 다른 자산군으로 무기한 선물이 확대될 경우 보다 엄격한 심사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승인이 미국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개인투자자 보호와 금융 혁신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쟁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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