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경고: "스테이블코인은 화폐가 아닌 증권에 가까워…긴급 규제 필요"
국제결제은행(BIS)이 21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경고성 성명을 발표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안정성 위협"으로 규정했다. BIS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적 기능보다 증권에 더 가까운 특성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금융 당국에 즉각적인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을 촉구했다. 이번 경고는 암호화폐 시장이 연초 대비 10% 이상 조정되는 가운데 나왔으며, 한국 금융감독원(FSA)을 포함한 주요 규제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감독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을 화폐보다 상장지수펀드(ETF)에 가까운 구조로 규정하며, 글로벌 차원의 규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더블록크립토가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BIS는 국가별 규제 체계가 엇갈릴 경우 시장 분절과 규제 차익거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경고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빠르게 불어나는 시점에 나왔다. 달러 연동 토큰 유통량은 3000억달러를 어느덧 넘어섰고, 테더(Tether)의 USDT 시가총액은 약 1860억달러, 서클(Circle)의 USDC는 약 788억달러다. 두 발행사가 전체 유통량의 약 85%를 차지한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BIS 총재는 이러한 시장 구조가 환매 과정의 마찰과 잦은 가격 괴리를 동반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보다 증권에 가깝다"며, 현재로선 전통적인 결제수단보다는 ETF처럼 작동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명목상 1대1 연동을 내세우더라도 실제 거래와 환매 과정에서는 화폐와 같은 안정성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책 측면의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금융시장 스트레스를 키우며, 불법 자금 차단 노력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르난데스 데 코스는 "각국 규제가 제각각일 경우 심각한 시장 분절을 초래하거나 해로운 규제 차익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환매가 다른 시장으로 충격을 전이시킬 수 있다는 점도 핵심 리스크로 지목됐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할 경우, 그 충격이 더 넓은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발행사에 예금보험 성격의 안전장치나 중앙은행 유동성 지원 창구 접근권이 부여되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자 지급 여부도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에르난데스 데 코스는 금리가 높은 시기에도 스테이블코인 보유분에 이자가 붙지 않는다면, 은행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전망이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금지가 실제로 집행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고와는 별개로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확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결제업체 BVNK가 코인베이스, 아르테미스와 함께 15개국 성인 4658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진행한 유고브(YouGov)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최근 12개월 내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추가 매입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56%에 달했다. 프리랜서와 마켓플레이스 판매자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받은 금액이 연간 수입의 약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당국은 통화 패권 문제도 주시하고 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달러 연동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점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유럽 은행권의 유로 표시 토큰과 토큰화 예금 확대를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레미 얼레어 서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엄청난 기회'가 있다며 중국이 3~5년 안에 관련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재 중국 당국은 규제 승인 없이 역외에서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결제와 송금 영역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BIS는 발행 집중도와 환매 구조, 국가별 규제 차이가 결합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논의의 초점은 스테이블코인을 별도 결제수단으로 볼지, 투자상품에 가까운 자산으로 규율할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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