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에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껑충’…1분기 8조3000억원 돌파, 안전자산 선호 강화
2026년 4월 17일 -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교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부문에서만 강력한 성장 신호가 포착됐다. 금일 발표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누적 거래량이 8조 3,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위축 속에서도 유동성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에서 벗어나 가치 저장 및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는 '비행 투 품질(flight to quality)'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이며,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핵심 기반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스테이블코인 시장 시가총액이 약 322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22억5000만달러 늘었고, 2026년 1분기 거래량은 8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21% 위축된 상황에서 나타났다. 그럼에도 2026년 1분기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한 비중은 약 75%였고, 3월 월간 거래량만 7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은 이를 암호화폐 전반의 신뢰 회복과 거래 재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서클의 USDC 확대가 두드러졌다. USDC 공급량은 2023년 말 이후 약 780억달러로 220% 늘었고, 2026년 1분기에만 20억달러가 추가됐다. 반면 테더의 USDT는 1분기 동안 공급이 30억달러 줄었다. 다만 USDT는 여전히 59.18%의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했다.
공급 감소와 별개로 USDT의 사용 지표는 오히려 늘었다. 아르테미스 집계 기준 USDT 활성 주소는 최근 30일 동안 30% 증가한 287만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140% 급증한 604억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공급 증가를 이끈 축은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이었다. CEX.IO 리서치는 지난 분기 순공급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자형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분기에만 22% 넘게 늘며 약 43억달러가 추가됐다. USDY는 분기 중 시가총액이 150% 이상 뛰며 공급 증가 폭이 큰 자산군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sUSDS의 증가 폭도 두드러졌다. sUSDS는 시가총액이 25억달러 넘게 늘며 다른 주요 이자형 스테이블코인 여러 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자금 유입을 끌어들였다. USDS 역시 수익형 토큰으로 연결되는 진입 자산 가운데 상위권 흐름을 보였다.
USD1도 월드리버티마켓 출시 이후 수익 접근성과 디파이(DeFi) 활용성이 확대되면서 수혜를 입었다. 현재 이자형 스테이블코인 하위 시장 규모는 37억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3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성장세를 암호화폐 시장의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축적 신호로 보고 있다. 드라이 파우더는 시장 진입을 대기하는 유동성을 뜻한다.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흐름은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나 강세장 재개에 앞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다.
코인게코(Coingecko)의 2026년 1분기 보고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0.5%, 16억달러 늘어 3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유동성 축 역할을 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트레이딩 봇의 채택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604/657845_607350_39.jpg)
거래 활동은 더 빠르게 늘었다. 1분기 스테이블코인 총거래량은 51% 증가해 28조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이 가운데 약 76%는 봇이 발생시킨 거래였다. 이는 2024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25년 4분기 70%보다도 높아진 수치다. 이더리움과 트론에서는 봇 주도 스테이블코인 활동 비중이 각각 72%, 54%까지 올라 자동화 거래 의존도가 더 뚜렷해졌다.
USDC는 이 과정에서 거래 지배력도 키웠다. CEX.IO 리서치는 1분기 USDC 이체가 전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거의 80%, 봇 주도 활동의 85%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자동화 거래 확대가 USDC 우위를 더 강화한 셈이다. 동시에 USDC는 보정 기준 유기적 활동에서도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 연율 기준 유기적 거래 비중은 약 63%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USDT의 유기적 거래량은 17% 감소했다. 시장 내 역할이 온체인보다 오프체인 거래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단순한 피난처를 넘어 거래 인프라와 대기 유동성 저장소 역할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1분기 수치에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향후 전망은 입법 변수에 달려 있다. 주요 국가들이 관련 법안을 확정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연 15% 성장만 가정해도 2030년 6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관전 포인트는 각국의 규제 정비와 함께, USDC와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난 유동성을 실제 암호화폐 시장으로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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