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매일 커피 샀더니 서류 100쪽?…美 암호화폐 세법, 일쁰 일
미국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소비에 대한 새로운 세무 보고 규정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으로 일상 소비를 할 경우, 연간 600달러 이상 거래 시 세무 보고 서류가 100페이지 가량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실생활 사용이 증가하는 만큼, 세무 준비의 복잡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논의는 비트코인 결제 기술의 진전과 세제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에서 비트코인(BTC)을 결제 수단으로 쓰는 이용자들이 자본이득세 규정 탓에 과도한 세금 신고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케이토연구소 연구원 니컬러스 앤서니는 새 분석을 통해 현행 세제가 미국 내 비트코인의 화폐 사용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때마다 별도의 자본거래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결제 한 건마다 비트코인을 언제 샀는지, 언제 사용했는지, 원래 취득 가격이 얼마였는지, 손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을 모두 기록해야 한다. 이 정보는 미국 국세청(IRS) 신고 서식인 8949(Form 8949)와 개인소득세 신고서 부속 일정표인 스케줄 D(Form 1040)에 반영돼야 한다.
앤서니는 이런 구조가 일상 결제에 사실상 맞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매일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 잔을 사는 이용자라면 연말에 100쪽이 넘는 신고 서류를 작성해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8949 서식만으로도 일일 거래 기준 약 70쪽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제 구조가 비트코인의 통화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내놨다. 앤서니는 자본이득세율이 장기 보유를 유도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런 정책은 세금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매를 부추겨 시장을 왜곡한다고 밝혔다. 특히 화폐의 경우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정책이 일반적으로 통화 사용으로 여겨지는 행위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왜곡 효과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정책 대안도 제시됐다. 가장 단순한 방식은 자본이득세 자체를 없애는 방안이다. 보다 좁은 범위의 대안으로는 암호화폐와 외화를 자본이득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앤서니는 또 '암호화폐 과세 공정성 법안'을 거론하며, 이 법안이 200달러 미만 이익에 대해 소액 면제를 도입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준이 너무 낮다며 미국 가계 평균 지출인 8만달러 수준에 맞춰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결제 인프라는 세법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퀘어는 최근 가맹점 단말기에서 수수료 없는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했다. 불 비트코인, 제우스, 트레저가 제공하는 자체 보관형 지갑도 소비자 지출 절차를 단순화하고 있다.
결국 미국 내 비트코인 결제 확산의 제약은 기술보다 세제에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결제 서비스는 일상 사용 환경을 넓히고 있지만, 과세 체계가 거래마다 취득가와 손익 계산을 요구하는 한 비트코인의 실사용 확대는 제도 개편 여부에 달려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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