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FTC 의장 "암호화폐 시장 전반 감독할 준비 됐다"…규제 구도 본격화 예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감독 권한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식 선언하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SEC와의 관할권 경계를 넘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친 포괄적 감독 체계 구축 의지를 시사하며, 주요 거래소와 디파이 프로토콜에 대한 감시 강화가 예상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사진: 파이낸셜매그네츠]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마이클 셀리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3조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을 감독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의회의 입법 지연 속에서도 규제기관으로서 역할 확대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향후 디지털자산 규제 주도권을 둘러싼 논의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일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클 셀리그 의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책임을 맡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 상원이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논의 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입법 지연과 무관하게 감독 권한 확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클래리티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제공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으로 위원회 단계에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셀리그 의장이 선제적으로 역할 확대를 언급하면서,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관 주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CFTC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에 대한 관할권도 강조했다. 셀리그 의장은 "암호화폐 산업과 마찬가지로 예측시장에도 규제 명확성이 필요하다"며, 해당 시장이 정보 발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예측시장은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 적용 대상이며, CFTC가 유일한 감독기관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예측시장을 둘러싼 규제 갈등은 확대되는 추세다. 칼시와 폴리마켓 등 주요 플랫폼은 일부 주 정부와 연방 의원들로부터 게임법 위반 및 규제 회피 의혹을 제기받고 있다. 특히 정치 이벤트와 연계된 거래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부당 이익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CFTC는 강경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셀리그 의장은 "예측시장에 대한 독점적 관할권을 가진다"며, 권한에 도전하는 움직임에 대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밀러 CFTC 집행국장 역시 최근 행사에서 "이벤트 계약은 게임이 아니라 스왑"이라며, 명확히 감독 대상임을 강조했다.
한편 CFTC는 최근 규제 기조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셀리그 의장 취임 이후, 이전 행정부 대비 디지털자산 규제 강도를 일부 완화하는 정책 신호가 이어졌으며, 3월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감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보는 자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SEC가 규제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양 기관 간 권한 분담 문제는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도 별도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군사·외교 이벤트와 연계된 예측시장 거래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는 문제 제기 이후, 내부 정보를 보유한 공직자의 이벤트 계약 참여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향후 관전 포인트는 의회의 시장구조 법안 처리 여부와 함께 CFTC가 실제로 암호화폐 및 예측시장 전반에 대한 감독 권한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맞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