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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 발의 가능할까? 디지털자산법 ’51% 룰·지분 제한’ 논란, 여전히 해법 없어

설 전 발의 가능할까? 디지털자산법 ’51% 룰·지분 제한’ 논란, 여전히 해법 없어

Published:
2026-01-28 17: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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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법 통과를 가로막는 두 개의 거대한 장애물이 여전히 의회를 괴롭히고 있다. 바로 '51% 공격 방지 규칙'과 거대 자본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는 '지분 한도' 조항이다. 정치권은 설 전 법안 발의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 두 쟁점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술적 안전장치 vs 시장 유연성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 51% 이상의 해시파워나 지분을 단일 주체가 보유하는 것을 막으려는 규제안은 기술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반면, 업계 대표들은 이 같은 엄격한 제한이 혁신과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지분 증명(PoS) 네트워크에서의 유효성 검사자(Validator) 참여 장벽이 불필요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대 자본의 그림자

지분 제한 조항은 말 그대로 '고래'들의 시장 지배력을 겨냥한 것이다. 특정 디지털자산에 대한 과도한 지분 집중이 가격 조작이나 네트워크 중앙화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금융계가 주식 시장에서 해오던 '포지션 빌드업' 전략을 암호화폐 시장에서 구사하지 못하게 막는 규제라는 비판도 함께 따른다. 결국, 오래된 금융의 습관을 새로운 자산군에 적용하려는 또 다른 시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법안의 운명을 가를 설전

이러한 핵심 쟁점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디지털자산법의 설 전 처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부와 규제기관은 시장 보호를 강조하는 반면, 업계는 성장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장의 정치적 타결점을 찾는 것보다, 장기적인 시장 건강과 혁신 생태계 조율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그렇지 않다면, 이 법안은 결국 이해 상충의 늪에서 표류하는 신년 첫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TF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TF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설 연휴 전 발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당정 간 이견이 여전해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입법 방향을 논의했다. TF는 기본법을 설 연휴 전까지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세부 각론에서는 정부 당국과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은행 지분 51% 룰과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당 내부 의견마저 엇갈리는 상황이다.

가장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다.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발행 컨소시엄에 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의 자본력과 관리 감독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관련 업계와 일부 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은행이 과반 지분을 가질 경우 사실상 은행의 승인 없이는 어떠한 신규 사업도 불가능해져 핀테크 기업이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법리적 모순도 발목을 잡는다. 현행 은행법 제37조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은행이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자본시장법상 디지털자산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 금융상품이 아닌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금융회사로 지정하면 금융사가 비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모순이 생긴다.

금융당국도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현실적인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양측 입장이 매우 첨예하다"며 "오늘은 구체적으로 말할 만큼 합의를 이루진 못했다"고 말해 난항을 예고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또 다른 뇌관이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규정하고 특정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막기 위해 대주주 지분 한도를 10~15%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출입기자단 월례간담회에서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소유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이 입법화될 경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지분율 25% 상회)과 빗썸의 이정훈 전 의장 등 주요 주주들은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 의원들을 접촉해 이 조항의 반영을 강력히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이번 법안에 바로 담을지 등 입법 전략에 대해서는 당 내부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과 경영권 위협이라는 업계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이날 다른 행사에서 "오너십이 섣불리 분산됐다면 이 일은 누구의 책임도, 누구의 명예도 아닌 일이 될 수 있다"며 전문성있는 오너십을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설 연휴 전 발의라는 목표가 무색하게 당정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열린 당정협의회 당시에도 은행 51% 컨소시엄 안에 대한 명시적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정이 국익과 국민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셈법 계산에 바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국회와 당국이 논의 과정에서 관련 산업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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