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더 빠르게 무너진다… 하락장에서 암호화폐 보유주가 직면한 현실
시장이 붉은색으로 물들 때, 비트코인보다 더 가파른 하락을 보이는 알트코인들이 있다. 메이저 코인들이 버티는 동안 소형 자산들은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며 더 깊은 추락을 경험한다.
알트코인의 취약성
시장 전체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 투자자들은 가장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피난하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상대적으로 덜한 타격을 받는 반면, 중소형 알트코인들은 매물 압력에 더 취약해진다. 이는 단순한 시장 심리 이상으로, 거래소 상장 폭이 좁고 대형 마켓 메이커의 지원이 부족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유동성의 함정
하락장에서는 주문서의 깊이가 얕아지면서 작은 매도 물량만으로도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나 소형 거래소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은 '기술적 분석'이나 '차트 패턴'을 믿었지만, 결국 가장 원시적인 시장 법칙—유동성—앞에 무너지곤 한다. 금융 시장의 오랜 격언, '비행기에서 낙하산이 부족할 때 가장 먼저 내쫓기는 사람은 맨 뒷좌석 승객'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순간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회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듯, 가장 암울한 시기가 진정한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근본적인 가치와 생태계를 가진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청산 국면을 버텨내며 다음 사이클에서 새로운 최고가(ATH)를 기록해왔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 프로토콜의 실제 사용량과 개발 활동 같은 근본적인 지표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시장은 과열과 공포를 반복하지만, 기술의 진보는 단방향으로만 나아간다.
하락장은 단지 시험일 뿐—진짜 가치가 드러나는 시간이다. 투자자들이 'HODL'을 외칠 때, 그 배경에는 이런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 아니면, 그저 월가에서 수십 년째 반복해온 '탐욕과 공포'의 새 옷에 불과할 수도 있지.
암호화폐 보유 기업 주식은 상승장에서는 강력한 수익률을 보이지만, 하락장에서는 암호화폐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대량 보유하며 이를 투자 수단으로 내세우는 전략은 상승장에서는 효과적이었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통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면서도 주식시장의 유동성과 규제 환경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세장에서는 암호화폐 보유 기업의 주가가 보유 자산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이러한 관계는 급격히 역전된다. 예컨대 2025년 10월 이후 비트코인이 약 30% 하락하는 동안, 대표적인 암호화폐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의 주가는 약 57% 급락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암호화폐 보유주는 암호화폐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주식'이기 때문이다. 상승장에서는 미래 기대와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되지만, 하락장에서는 이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지며 주가가 보유 자산 가치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
또한 많은 암호화폐 보유 기업은 주식 발행이나 전환사채, 부채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입해 사실상 레버리지 구조를 갖는다. 이 경우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해도 부채 부담은 그대로 남아 주가 하락 폭이 확대된다. 전환사채는 변동성 증가 시 추가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직접 암호화폐에 접근하기 어려워 암호화폐 보유주를 대안으로 선택했지만, ETF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ETF는 암호화폐 가격을 보다 정확히 추종하며, 기업 운영 리스크나 주식 희석 위험이 없다. 이로 인해 하락장에서는 자금이 암호화폐 보유주에서 ETF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결국 암호화폐 보유주는 상승장에서는 강한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암호화폐 자체보다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