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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효과’에도 비트코인 랠리 실패…유동성·매크로 압박에 연말 기대감 냉각

‘파월 효과’에도 비트코인 랠리 실패…유동성·매크로 압박에 연말 기대감 냉각

Published:
2025-12-14 08: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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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랠리 기대가 무색하게, 비트코인은 유동성 압박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혔다.

파월 효과는 어디로?

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을 뒤흔들었지만, 디지털 자산은 기대했던 반등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 유동성은 여전히 빡빡하고, 매크로 압력은 가시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이어질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를 서서히 내려놓고 있다. 시장이 중앙은행의 말에 더 이상 쉽게 움직이지 않는 걸까—아니면 단지 월가가 다음 내기를 준비하는 사이에 잠시 숨을 고르는 걸까.

유동성의 함정

글로벌 유동성 조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혈관을 막고 있다. 자금이 빠져나가고, 레버리지는 줄어들며, 변동성은 오히려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이는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가 받는 스트레스 테스트다.

매크로의 그림자

인플레이션, 금리, 성장률—전통 금융 시장을 괴롭히는 이 요소들이 이제 디지털 자산의 문 앞까지 왔다. 암호화폐가 ‘디커플링’을 외쳤지만, 매크로의 그림자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비트코인을 향한 시선도 예전만큼 단호하지 않다.

연말까지 남은 시간, 그리고 기대

연말 랠리에 대한 낙관론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을 의미하진 않는다. 시장은 항상 과도한 기대를 정리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보통 월가가 다음 수수료를 챙기기 직전에 말이다. 현재의 침체는 새로운 사이클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아니면 추운 겨울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시장이 중앙은행장의 말 한마디에 춤추던 시절은 점점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연말 랠리 [사진: 제미나이]

암호화폐 연말 랠리 [사진: 제미나이]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세 번째 금리 인하에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요 유동성 지표와 ETF·옵션·온체인 흐름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3조140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말 고점(약 3조4000억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약 5~8% 줄어든 수준이다.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270억달러로, 지난해 강세장과 비교해 유동성 회복 속도는 더딘 모습이다.

비트코인(BTC)은 9만2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58.7%로,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약 324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 점유율은 약 12.5%다.

주요 알트코인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BNB)은 약 880달러대, 솔라나(SOL)는 130달러대 중반, 엑스알피(XRP)는 2달러 초반에서 각각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대비 상대적 강세는 제한적이다.

이와 달리 미국 증시는 FOMC 인하 직후 다우·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위험자산 랠리를 연출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전통 금융시장의 강한 반응과 달리 암호자산은 반등 탄력 자체가 부족했다"며, 이번 조정이 단순한 기술적 흐름을 넘어 구조적 부담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비트코인이 FOMC 인하 이후에도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유동성 환경의 개선 지연이 가장 먼저 꼽힌다.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자산 등의 평가 변동성이 다른 자산군보다 높고, 거시경제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1일 기준 4.14%로, 한 달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실질금리(TIPS 기준)도 1.8% 안팎을 유지하며 위험자산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대금은 약 1400억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불장 당시 일일 거래대금이 2500억~3000억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축소된 규모다.

12일(한국시간) 옵션 시장에서는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콜옵션을 웃도는 하방 스큐가 유지되고 있다. [사진: 더리빗 갈무리]

12일(한국시간) 옵션 시장에서는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콜옵션을 웃도는 하방 스큐가 유지되고 있다. [사진: 더리빗 갈무리]

시장 내부 지표 역시 반등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35~40억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연초 비트코인 상승분 가운데 상당 부분이 현물 ETF 출시 초기 구간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기관 수요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이다.

ETF 간 점유율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자금은 블랙록의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IBIT) 중심 구조에서 피델리티·반에크 등으로 일부 분산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전체 유입 총량 자체는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옵션 시장 역시 비슷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옵션 미결제약정(OI)은 고점 대비 감소했고, 콜옵션과 풋옵션 간 변동성 차이를 의미하는 옵션 변동성 기울기(Volatility skew)는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 변동성지수(CVIX)도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 기대와 공포가 모두 위축된 모습이다.

관련해 옵션 데이터 플랫폼 데라이브(Derive.xyz)의 션 도슨(Sean Dawson) 연구책임자는 "연말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이상에서 마감할 확률은 약 30%에 불과한 반면, 9만달러 이하에서 마감할 확률은 50% 안팎까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스트래티지 [사진: 셔터스톡]

스트래티지 [사진: 셔터스톡]

비축 기업들의 매입 흐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해 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최근 매수 속도는 전 분기 대비 눈에 띄게 줄었으며, 장외거래(OTC) 시장 거래량도 10월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클 전망도 제한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그레이스케일은 11월 보고서에서 "이번 상승장은 반감기 기반의 전통적 4년 주기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과거 불장과 같은 포물선형 급등 대신, 현물 ETF와 기관 자금 중심의 보다 완만한 흐름으로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기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그레이스케일은 "현 사이클은 과거 불장과 달리 급격한 가격 상승보다는 구조적 재편 과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 역시 "ETF 유입과 거시 유동성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의 추세적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시장 기대의 초점이 2026년 이후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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