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눈 뜬 사토시 시대 지갑…채굴 역사상 최악 시기, 왜 하필 지금?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 시대의 오래된 지갑이 15년 만에 움직였다. 채굴 수익성이 역사상 가장 낮은 이 시점에, 왜 지금일까?
고대 유물의 깨어남
블록체인 탐색기의 데이터는 침묵을 깼다.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 주소가 장기간의 휴면 상태를 끝내고 최근 거래를 실행했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초창기, 즉 '사토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활동이다. 당시 채굴은 일반 개인용 컴퓨터로도 가능했고, 보상은 방대했지만 가치는 미미했다.
최악의 채굴 환경과의 역설적 조우
이 움직임은 채굴 업계가 역대급으로 힘든 시기를 맞은 정확한 순간에 발생했다. 네트워크 난이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채굴 보상은 반감기 이후 줄어든 상태다. 전기 요금과 하드웨어 비용은 수익률을 압박하며, 많은 소규모 채굴자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채굴 경제는 2010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하다"고 지적한다.
타이밍에 대한 추측 난무
왜 하필 이렇게 불리한 시기에?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째, 단순한 지갑 정리나 키 관리 변경일 수 있다. 둘째, 장기 보유자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자금을 이동했을 가능성이다. 가장 자극적인 가설은 초기 참여자의 신원이나 의도를 둘러싼 것이다. 일부 분석가는 "가장 힘든 때가 진정한 신념의 시험대"라며, 이 움직임이 네트워크의 회복력을 상징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에 던지는 그림자
이러한 '고대' 코인의 이동은 항상 시장의 불안감을 자아낸다. 대량 매도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 규모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사건은 비트코인의 놀라운 지속력과 초기 참여자들의 인내를 상기시킨다. 한 트레이더는 빈정거리며 말했다. "월스트리트가 분기 실적에 발동 걸 때, 사토시 시대 사람들은 15년 단위로 생각하는 모양이야."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블록체인 역사의 살아있는 한 페이지가 되살아난 순간이며, 암호화폐의 극적인 가치 변동과 변함없는 기술적 기반 사이의 긴장 관계를 보여준다. 채굴이 힘들든 말든, 네트워크는 여전히 움직인다.
비트코인 채굴의 수익성이 역사적 최저점에 도달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15년간 잠들어 있던 사토시 시대의 비트코인(BTC) 채굴자 지갑이 갑자기 깨어났다. 2025년 이동한 비트코인 중 가장 오래된 코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움직임은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시기에 발생하면서 "채굴 역사상 가장 혹독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가 인용한 온체인 트래커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15.7년간 비활성 상태였던 초기 채굴자 지갑이 깨어나 약 433만달러 상당의 50 BTC를 외부 지갑으로 이체했다.
이 지갑은 지난 2010년 3월 18일 채굴을 통해 해당 코인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여전히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시기였다. 온체인렌즈(OnchainLens) 역시 해당 지갑을 사토시 시대의 매우 초기 지갑으로 확인하며 "올해 이동한 비트코인 중 가장 오래된 물량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코인 이동 시점은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밀려난 때와 맞물렸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자 보유량은 수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2024년 초 183만 BTC 이상을 보유했던 채굴자들은 최근 2년간 약 30만 BTC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속적인 매도 압력이 누적된 셈이다.
채굴자들의 부담은 역대 최악의 수익성 위기 속에서 드러난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사상 최고치인 149.30T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효 블록을 찾기 위해 평균 149조3000억 번의 연산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채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전력·장비 비용 역시 한계치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더 마이너 매거진(The Miner Mag)의 마이너 위클리(Miner Weekly) 보고서에 따르면, 해시레이트 수익은 2025년 3분기 PH/s 당 약 55달러에서 11월 PH/s당 35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의 급격한 조정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채굴은 사실상 역대 가장 열악한 마진 환경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요 채굴 기업의 평균 비용은 PH/s당 44달러 수준이며, 최신 채굴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투자금 회수 기간이 1000일을 넘는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는 약 850일 남은 다음 반감기보다 긴 기간이다.
분석가 테드(Ted)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전력 비용 대비 19%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 BTC를 채굴하는 데 드는 평균 전력 비용이 약 7만1078달러로 추산되는 가운데, 가격이 이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채굴자들의 대규모 항복 가능성이 커진다고 테드는 경고했다. 다만 그는 2016년 이후 비트코인이 해당 전력 비용선 위에서 반등해 온 과거 패턴을 짚으며, 이를 잠재적 지지 구간으로 언급했다.
한편, 채굴자들의 매도 압력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넘어선 운영 현실을 반영한다. 채굴 난이도가 기록적인 수준이고 수익이 생산 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업계는 앞으로의 다음 반감기를 앞두고 채굴 생태계의 재편을 불러올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