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동맹, 코인베이스式 금융 플랫폼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시장 장악하나
한국 인터넷 거대 기업과 암호화폐 선두 주자의 충격적 제휴
전통 금융을 우회하는 디지털 자본의 새로운 흐름
네이버의 4,800만 월간 활성 사용자와 두나무의 암호화폐 인프라가 만나다
코인베이스式 모델로 한국형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 도전
기존 증권사들, 또 다시 테크 기업에 밀릴 위기 - 이번엔 진짜 다른가?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업비트가 그간 추진해온 '한국판 코인베이스'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대표 친규제 기업인 코인베이스는 현재 스테이블코인·기관 서비스·토큰화(RWA)·인공지능(AI) 결제까지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지난 27일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아직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 서클은 약 25조원 수준"이라며 "지금 시점에 양사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면 기술력·신뢰·고객 기반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사가 함께 AI·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만들고,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내 제도권 틀 안에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며 두나무가 참고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거래소 의존도를 줄이고 스테이블코인·기관 서비스·토큰화·AI 결제로 외연을 넓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이다. 코인베이스는 서클과 함께 유에스디코인(USDC)을 발행·유통해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준비금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관 대상 서비스인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 역시 핵심 성장축이다. 커스터디, 대량 결제, 장외거래(OTC), 기관용 Api 등을 제공해 전통 금융사 수준의 기관 브로커리지 기능을 갖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사진: 테크크런치 | 위키미디어]](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8629_563914_4939.jpg)
실물자산토큰화(RWA) 사업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Base)를 중심으로 토큰화 생태계를 확장하며 전통 자산의 온체인 발행·유통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블랙록의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비들'(BUIDL)에도 커스터디와 온체인 운영 파트너로 참여했다.
AI 결제 실험도 본격화했다. 결제 프로토콜 'x402'를 통해 AI 에이전트끼리 USDC로 결제·정산·소액결제를 처리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x402는 구글의 에이전트 결제 규격(AP2), 앤트로픽의 MCP, 클라우드플레어 등과 연동돼 AI가 스스로 지갑 생성, 지불 승인, 결제 실행, API·데이터 사용료 납부까지 수행하는 모델을 지원한다.
업비트는 현물 시장 기준 세계 3위 수준의 트래픽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상장 기준·트래블룰 시스템·내부통제 등 국내 규제 준수 역량도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기관 서비스, AI 결제, 글로벌 온체인 금융 인프라 등 핵심 영역은 아직 초기 단계다. 두나무는 자체 레이어2 '기와'(GIWA) 기반 지갑, 글로벌 트래블룰 솔루션, 기관급 커스터디 등 신사업을 예고했지만, 본격 전개는 규제 정비 이후로 미뤄진 상황이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27일 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두나무·네이버]](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8629_563913_4859.jpg)
이에 따라 사업 구조는 여전히 수수료 중심이다. 올해 3분기 두나무 매출의 97.94%인 1조1633억원이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했다.
양사의 결합으로 기대되는 확장 사업은 ▲K-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기관 브로커리지·커스터디 ▲rwa·토큰증권(STO) 플랫폼 ▲AI 온체인 금융 서비스 등 4개다. 온체인 금융시대에 맞는 종합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그림이다.
우선 'K-스테이블코인'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을, 업비트가 유통을 맡는 구조가 유력하다. 두 회사는 이미 컨소시엄을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네이버페이 4000만 이용자와 업비트 1000만 가상자산 거래 고객이 결합하면 결제·송금 시장 경쟁력은 크게 높아진다.
기관 대상 브로커리지·커스터디는 성장 폭이 더욱 크다. 상장사·대기업·운용사 대상 온체인 투자 계좌를 개설해 대량 매매와 수탁·정산을 맡는 구조로, 올해 금융위가 발표한 '법인 가상자산 실명계좌 단계적 개방'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업비트의 신사업 청사진. [사진: 챗GPT]](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8629_563912_4459.png)
RWA·STO 플랫폼도 경쟁력 큰 확장 사업이다. 네이버의 AI 추천과 페이 이용자경험(UX)에 두나무의 발행·유통 기술을 더하면 부동산·미술품·ETF·상품채권 등 실물자산 기반 디지털 상품을 쉽게 판매·유통할 수 있다.
AI 기반 온체인 금융 서비스도 핵심이다. 첫 단계는 네이버의 AI 모델 클로바X와 업비트의 시장 데이터를 결합한 'AI 지갑'이 될 전망이다. 이후 자동결제·지갑 생성·자산관리·송금 등 에이전트 기반 금융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코인베이스가 추진 중인 모델과 유사한 흐름이다.
마지막 과제는 규제다.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요건·자산 보관·발행자 자격·결제 적용 범위 등이 아직 법제화되지 않았다. 커스터디·브로커리지도 자본시장법과 전자금융법 체계에서는 금융회사 중심으로 규정돼 있어 가상자산 사업자의 지위가 모호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8629_563915_5021.jpg)
토큰증권(STO) 유통 규제도 지연되고 있다. 2024년 가이드라인 발표 후 발행은 가능해졌지만 유통시장 단일화, 회계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는 여전히 공백이다. AI 결제·에이전트 서비스는 금융소비자보호법·전자금융거래법·AI 기본법과 충돌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업권법, 토큰증권(STO) 유통 규제 등을 통합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올 들어 두차례에 그친 데다 금융위 정부안 제출 일정도 지연되면서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같은 영역은 결국 규제당국 정책 방향에 맞춰 3사가 법과 제도 안에서 준비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그 안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당국과는 이미 충분히 소통하고 있으며, 제기되는 우려 사항들은 심사 과정에서 조율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