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 코스피, 외인·기관 ‘매수세’에 3210선 탈환…코스닥 강보합 유지
서울 증시, 외국인과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321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강보합 흐름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전략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코스닥 역시 소폭 상승하며 시장의 낙관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번 상승세는 전반적인 시장 신뢰도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물론, 오늘의 '강세'가 내일의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과열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공존한다. 어쨌든 오늘만큼은 황소들이 시장을 지배했다.
낡은 잣대가 가로막는 혁신: 퇴직연금과 BDC의 한계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긍정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연기금과 퇴직연금이 단지 전통적인 산업에만 투자하는 고루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일부 연기금들이 웹3 VC 펀드에 활발히 출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이 핵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의 연기금들이 여전히 ‘블록체인’이라는 단어 앞에서 주저하고 있다면, 이는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스스로 제한하는 것과 다름없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도 마찬가지다. BDC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구조로, 미국에서는 블록체인 인프라 스타트업까지 폭넓게 포괄하며 민간 자본을 혁신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벤처기업을 ‘주식회사’라는 전통적인 관념에 묶어두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이나 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들은 BDC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되고 있으며, 심지어 법적 실체를 갖춘 기업이라 할지라도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인 자본 시장 접근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는 법과 제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혁신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사례다.
회수시장의 부재: 크립토 스타트업의 고사
투자의 끝은 회수다. 기업공개(IPO)든 인수합병(M&A)이든, 건전한 회수시장이 작동해야 새로운 투자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정부는 벤처투자의 회수시장을 넓히기 위해 M&A를 촉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크립토 기업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복잡한 규제 문제와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IPO는 꿈조차 꾸기 어렵고, 국내에서 M&A 또한 극도로 제한적이다. 기업 가치 산정 기준이 모호하고,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것이 잠재적으로 ‘금융 당국의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어떤 기업이 이들을 인수하려 하겠는가.
이러한 회수시장의 부재는 크립토 스타트업을 자립 불가능한 구조로 내몬다. 결국 상장만이 유일한 회수 통로가 되고, 일부 벤처캐피탈은 상장 후 보유 토큰을 대량 매도하며 이익을 실현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급락의 손실은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앱토스(APT) 같은 해외 사례는 물론, 최근에는 한국 프로젝트들조차 상장 직후 VC 물량 출회로 인해 가격이 반토막 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VC의 탐욕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는 건전한 회수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필연적이고 구조적인 결과다.
글로벌 자본은 어디로 흐르는가: ‘투자 유치 불가 지역’의 오명
정부는 글로벌 모태펀드를 설립하여 해외 투자자의 국내 벤처 시장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모태펀드 시스템은 여전히 전통적인 주식 투자만 허용하는 구조이며, 토큰 기반의 기업이나 펀드는 심사 단계에서부터 배제되기 쉽다. 이러한 제한적인 접근은 한국이 세계 웹3 자본시장에서 ‘투자 유치 불가 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게 만들 위험이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발 빠른 움직임을 보면 한국의 현실은 더욱 안타깝다. 일본은 이미 2023년부터 토큰 펀드 운용을 허용하며 글로벌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고, 홍콩은 DAO(탈중앙화자율조직)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등 제도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아부다비, 두바이, 싱가포르 등은 DAO, 토큰펀드, 실물자산(RWA) 토큰화 등 탈중앙화된 투자기구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활발히 운영하며 글로벌 자본과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자국의 법과 제도가 아닌, 투자 대상 자산의 구조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국내 법과 제도가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자산과 투자 기구를 포용하지 못하면, 어떤 글로벌 자본도 한국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결국 다른 곳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블록체인과 크립토를 벤처정책의 중심으로
정부는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이라는 야심찬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혁신의 중심에서 블록체인 산업이라는 거대한 영역이 구조적으로 빠져 있다면, 그 목표는 온전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탈중앙화 시스템은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 단순히 기술 인프라나 스타트업의 수로 평가받는 것을 넘어, 정책 설계의 유연성과 투자 생태계의 개방성이라는 더 중요한 잣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이다. 40조 원의 벤처투자 확대가 진정한 혁신을 위한 것이려면, 블록체인 산업 또한 그 중심에 서야 한다. 기존의 낡은 관념과 제도적 장벽을 과감히 허물고, 웹3 시대의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벤처강국’이라는 구호는 허황된 외침으로만 남을 것이다.


· 박혜진 서강대학교 대학원 AI⋅디지털자산 주임교수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자산·블록체인 석사과정 주임교수
· 바이야드 대표이사
· 심산벤처스(Simsan Ventures LONDON) 투자총괄
· 웹3.0 포럼 발기인 및 운영위원장
· 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벤처캐피탈 MBA 부주임교수
·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네오플럭스, 하나금융그룹 등 인도 투자자문
박혜진 주임교수는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와 디지털자산 과정의 주임교수로 관련 산업의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육성하고 있다. 주식회사 바이야드의 대표이사로 블록체인, 보안, AI 등 딥테크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국 심산벤처스의 한국지부 투자총괄 파트너를 겸임하며 디지털자산과 크립토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기술 연구, 투자, 교육, 자문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민병덕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본 유출 막을 현대판 안시성… 한은, 통화정책 전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