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암호화폐 규제 재정비 본격화… ’MiCA 2.0’ 추진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 새 판 짜나
유럽연합(EU)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MiCA 2.0'을 추진 중이다. 이는 기존 시장감독규제(MiCA)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로, 탈중앙화 금융(DeFi)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을 포함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장기적으로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유럽연합(EU)이 암호화폐 규제 기본법안 미카(MiCA)를 재검토하고 후속 입법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1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기술 혁신·디지털 전환·사이버보안을 담당하는 자문관 피터 커스턴스는 파리 블록체인 위크 2026에서 시장 변화에 맞춰 미카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현행 규제가 실패해서가 아니라,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데 있다. 커스턴스는 집행위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규정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전개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EU의 금융 규제는 통상 단계적으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도 '미카 2'가 나오지 않는 편이 오히려 상당히 이례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카에는 이미 재검토 조항이 들어 있다. EU 관보에 따르면 집행위는 2027년 6월 30일까지 미카 적용 현황을 보고해야 하며, 필요하면 입법 제안을 함께 낼 수 있다. 이번 발언은 그 절차를 앞두고 정책 당국이 이미 후속 보완 필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검토 배경에는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커스턴스는 미카가 설계될 당시 암호화폐 시장이 소수의 대형 자산과 다수의 소형 토큰 중심이었지만, 이후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현재 시장 환경에 맞는 틀인지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의견을 폭넓게 받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커스턴스는 공개 의견수렴을 '금기 없이' 진행하겠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어떤 규칙을 확대하고 조정하며 그대로 둬야 하는지 직접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미카 재검토가 일방적인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실제 집행 과정에서 드러난 빈틈과 시장 요구를 함께 반영하는 절차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미카와 관련한 세부 제도는 이미 현장에서 시험받고 있다. 서클은 3월 24일 EU 집행위에 시장통합 패키지 초안 일부를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로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사용을 제한하는 기준을 낮추고,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의 접근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감독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EU 당국자들은 4월 3일 대형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으로 넘길지 검토했다. 각국의 집행 차이로 규제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미카 문구 자체뿐 아니라 실제 감독 구조까지 손볼 필요가 있는지 논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