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EURC’로 영국 시장 선점 박차…왜 지금? 갑론을박 뜨거운 이유
서클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EURC'를 앞세워 영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SA)의 명확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 출시를 앞두고 시장 선점을 노린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디지털 유로화의 실질적 활용과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출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과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서클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C'를 앞세워 유럽 스테이블코인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제품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규제 대응과 정책 환경 변화가 만들어낸 성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논란의 핵심은 유럽 현지 프로젝트들이 존재하는데도 서클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이다. 디파이(DeFi) 분석가 이그나스는 이를 두고 '유럽의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이 빅테크, 클라우드, 인공지능(AI)에 이어 스테이블코인 부문에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그나스는 EURC가 서클의 핵심 사업조차 아니라고 주장했다. EURC 시가총액은 4억6000만달러 수준이지만, 서클의 주력인 USDC 시가총액은 780억달러를 넘는다. 그는 EURC를 미국 기업의 부차적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서클이 제품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시장 규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로비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의 암호화폐 규제 체계인 MiCA(암호화폐시장규제법) 시행은 이런 평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그나스는 서클의 정책 책임자 단테 디스파르테가 2022년부터 MiCA를 '암호화폐 업계의 GDPR'로 부르며 제도화를 지원했다고 짚었다. 또 서클이 슈테판 베르거와 함께 'MiCA 길잡이' 세션을 열었고, MiCA 시행 시점에 주요 10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라이선스를 확보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럽 지역의 현지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키발리스, EURe, EURI, EURA 등은 자금력과 채택 유인 부족으로 규모를 키우지 못한 상태다. 이그나스는 서클이 프랑스 전자화폐기관(EMI) 면허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고, 경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12개월 동안 점유율을 17%에서 60%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디지털 유로 논의와도 맞물린다. 유럽중앙은행은 2029년까지 디지털 유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갑당 3000유로 보유 한도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그나스는 이런 설계가 채택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봤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먼저 네트워크 효과를 굳히면 공공 부문 디지털 화폐는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 쟁점으로는 영국이 떠오르고 있다. 이그나스는 서클이 영국에서도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테 디스파르테가 최근 영국 상원에서 MiCA와 지니어스법(GENIUS)을 결합한 형태의 법안을 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안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졌다. 서클은 최근 솔라나 기반 드리프트 프로토콜 해킹 이후 대응 속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해킹으로 2억8500만달러가 탈취됐고, 이 가운데 7100만달러가 USDC로 이동했다. 온체인 조사자 잭XBT는 서클이 의심 주소를 더 빨리 동결할 수 있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15건의 사례에서 피해 규모가 4억2000만달러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펙실드(PeckShield)도 해커들이 나머지 탈취 자산 상당 부분을 USDC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커가 서클의 크로스체인 전송 프로토콜 CCTP를 이용해 드리프트 해킹 이후 약 2억3200만달러 규모의 USDC를 솔라나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결국 유럽 시장에서 서클의 확장은 점유율 확대뿐만 아니라 규제 대응, 네트워크 효과, 보안 통제 책임이 함께 얽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유럽의 기존 프로젝트들이 규모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사이, 서클이 영국까지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2/ The worst part is Circle didn't even win on product.
They lobbied for the rules that gave them the market.
Dante Disparte (Circle policy chief) was lobbying for MiCA as "GDPR for crypto" since 2022.
Circle hosted "Navigating MiCA" sessions with Stefan Berger, the European… pic.twitter.com/OBWIr0cQzZ
— Ignas | DeFi (@DefiIgnas) April 10,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