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USD1 성장안 놓고 시끌...소수 지갑이 투표권 독점
분산화라는 이름 아래, 권력은 다시 한 번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USD1 성장안을 둘러싼 논란은 디파이 생태계의 고질적인 딜레마를 드러냈다. 공식적인 거버넌스 체계가 작동하는 듯 보이지만, 실질적인 투표권은 극소수의 대형 지갑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프로토콜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숨은 의결권자'다.
거버넌스의 허상
토큰 홀더에게 표를 준다는 건 매력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소액 홀더는 복잡한 제안서를 분석하거나, 가스비를 지불하고 투표에 참여할 동기가 부족하다. 결과는? 프로토콜의 미래는 이미 토큰을 대량으로 확보한 초기 투자자나 벤처 캐피탈의 손에 달려 있다. 이는 중앙화된 금융기관의 이사회와 다를 바 없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탈중앙화 금융(DeFi)이 가장 경멸하는 전통 금융의 권력 구조를 그대로 복제하는 아이러니—월가의 핵심 원칙을 배운 건지, 우연히 닮아버린 건지 알 수 없다.
USD1의 무게
제안된 USD1 성장안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프로토콜의 확장성, 안정성, 그리고 궁극적으로 시장에서의 생존을 좌우할 잣대다. 그런 중요한 결정이 광범위한 커뮤니티 합의가 아닌, 몇 번의 지갑 서명으로 결정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훨씬 근본적인 신뢰 문제를 제기한다.
디파이 생태계는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다. 기술적 혁신의 속도에 제도와 거버넌스가 따라잡지 못하는 탓이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사례는 단지 하나의 프로토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코드가 법이다'라는 신념 아래, 실제 권력이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사롈다. 커뮤니티가 진정한 주권을 되찾지 못한다면, 디파이는 그저 새로운 주인을 모시는 옛 금융의 하이테크 버전에 불과할지 모른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와 관련돼 있는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가 USD1 성장(USD1 growth )안을 강행하면서 내부 지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코인텔레그래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표에서 상위 9개 지갑이 전체 투표권 59%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지갑이 팀이나 전략적 파트너들와 연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커뮤니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가장 큰 지갑 하나가 전체 투표권 18.786%를 차지했고, 락업된 WLFI 보유자들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익명의 크립토 트레이더이자 연구원인 DeFi^2는 “WLFI 보유자들은 TGE 이후 계속 락업된 상태로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WLFI는 최근 USD1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국가 신탁 은행 인가를 신청하며, 자체 발행·커스터디·환전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WLFI 보유자는 프로젝트 수익에 대한 권한이 전혀 없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WLFI에 따르면, 수익 75%는 트럼프 일가, 나머지 25%는 윗코프 일가에 할당된다. WLFI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