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TF, 스테이블코인 ’은행 지분 51%’ 제한에 강경 반발... 국회 주도 ’규제 속도전’ 예고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지분 51%를 넘어서는 것을 막겠다는 정부 방침에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민주당 TF, '은행 독점' 경고하며 속도전 예고
민주당 내 가상자산 특별태스크포스(TF)가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초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발행사의 지분 구조. 정부가 제시한 '은행 51% 지분 제한'이 사실상 은행의 독점적 지배를 허용한다는 게 TF의 주장이다. 이는 신생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결국 기존 금융사 중심의 구도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TF는 이른 시일 내 국회 차원의 대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싸움, 누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인인가
이번 논쟁은 단순한 지분률 숫자 게임을 넘어, 미래 금융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충돌로 비친다. 전통 금융 기관은 안정성과 신뢰를 내세우며 진입을 원하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죽인다고 맞선다. 당장 국회에서 벌어질 속도전은 한국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경쟁에서 어떤 길을 걸을지 방향타를 잡게 될 전망이다. 결국, 모든 규제 논의 뒤에는 늘 그렇듯 '누가 이익을 보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권으로 제한하려는 한국은행의 구상에 대해 "혁신을 저해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역행"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TF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의 조율 지연을 비판하며 내년 초 정부안이 나오는 대로 국회 주도의 신속 입법과 함께 상반기 내 규제 샌드박스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2일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문위원 간담회를 열고 금융위의 '디지털자산 기본법 규율 주요내용(안)'을 포함한 주요 입법 쟁점을 점검했다. 이날 현장에는 민병덕·안도걸·박민규·이정문·강준현·이강일·이주희·김현정 등 8인 의원과 학계·법조계 전문가로 구성된 20인의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안도걸 TF 간사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인의 전문가 대다수가 한국은행이 제시한 '은행 51% 지분 보유' 모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거버넌스 구조로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와 혁신을 발휘하기 어렵고, 글로벌 입법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통화 안정은 기술적·제도적 장치로 해결 가능하다"며 "발행 주체는 혁신 의지와 역량을 가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 간의 이해 상충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TF는 가상자산 규율 체계의 위상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별도의 가상자산협의체를 두는 것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며 "미국처럼 위원회의 위상을 대통령 직속 수준으로 높이고 민간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여러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이 제각각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과 상호 운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통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R&D 투자를 비롯한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반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규제보다는 업(業)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뒀다. TF는 ▲국내 ICO(가상자산 공개) 허용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거래 및 거래소의 관련 상품 취급 허용 ▲자산 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및 대여 허용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토큰증권(STO) 활성화를 위해 대상 증권 영역을 법령에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입법 지연에 따른 시장 실망과 기회비용 유출을 막기 위해 속도전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시장은 이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빠르게 움직이는데 정부가 보수적인 태도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입법이 되더라도 후속 조치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라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시범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안 의원은 "연말이나 연초에 정부안이 보고되면 TF 입장과 비교 검토해 최종 국회안을 만들 것"이라며 "이후 업계 간담회를 거쳐 시장 의견을 수렴하는 등 최종 입법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