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잭슨홀·반도체 관세·우크라戰…시장의 ’안전 모드’가 시작된다
뉴욕 증시가 글로벌 리스크에 맞서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는 모습이다. 잭슨홀 미팅, 반도체 관세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까지—트레이더들은 이번 주를 '3중 고리' 위기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공포에 질린 소처럼 움직이고 있다. 연준의 잭슨홀 발표가 경기침체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펀더멘털 무시하기' 쇼가 될지 모든 눈이 팽개쳐진 상태.
반도체 전쟁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TSMC와 삼성을 강타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이 '디지털 흑사병'에 걸릴 위험—물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에도 주가 5% 떨어지면 매수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은 시장의 영원한 도박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이 유럽 경제를 얼어붙게 하면, 뉴욕 증시도 '역외 충격'에 노출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월가에서는 전쟁만큼 수익을 내기 좋은 이벤트도 없다는 게 중론.
결론: 이번 주 트레이딩 전략은 간단하다—안전띠를 꽉 매고, 헤지 전략을 확보한 뒤, 연준이 또 어떤 환상적인 변명을 만들어낼지 지켜보는 것. 어차피 2008년 이후로 '리스크 관리'란 단어는 금융사들의 마케팅 브로셔에서만 존재한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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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권은중 전문기자] 스페인 와인은 나에게는 치트키다. 가격에 견줘 맛이 훌륭해 어느 자리를 충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도 그렇고 레몬맛 가득한 화이트 와인인 알바리뇨(Albarino)도 그렇다. 레드와인 가운데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를 추천한다.
window.sevioads = window.sevioads || []; var sevioads_preferences = []; sevioads_preferences[0] = {}; sevioads_preferences[0].zone = "4ded832b-3331-4fd3-ab1f-c6392696347a"; sevioads_preferences[0].adType = "banner"; sevioads_preferences[0].inventoryId = "9e0473a2-5368-4936-85d6-4e3f12be4dab"; sevioads_preferences[0].accountId = "2d2f0132-764d-4bd7-8e32-47971ebb0933"; sevioads.push(sevioads_preferences);템프라니요는 미덕이 넘치는 품종이다. 구운 고기는 물론이고 떡볶이나 불닭볶음면같은 와인과 상극일 것 같은 한국 음식과도 어울리는 마성의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심지어 민물매운탕하고도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직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가격은 퍼포먼스에 견줘 합리적이다. 쓸 만한 프랑스나 미국 와인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버라이어티하지만 깊이가 다소 아쉽다. 내가 스페인 와인을 조금 만만하게 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할 일은 야무지게 하지만 “대단하다”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는 평범함이 늘 아쉬웠다.
그런데 이런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잡아 흔들고 깨뜨린 스페인 와인이 있다.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카스틸로 이가이(Marques de Murrieta, Castillo Ygay) 2011이었다. 이 와인은 첫잔부터 끝잔까지 “뭐야”라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맨 처음 따면 강한 베리향이 밀려온다. 상큼하지만 뭔가 경탄을 불러올만한 우아한 향이다. 2011년 빈티지인데 이렇게 싱그러울 수가라며 감탄하게 된다. 프랑스 부르고뉴와 비슷하지만 훨씬 진하면서도 섬세한 실루엣이다.
시간이 지나 공기와 접촉함에 따라 향은 훨씬 복합적이고 진해진다. 싱그러운 베리는 검붉은 체리와 자두로 바뀐다. 이어 말린 꽃, 감초, 바닐라를 지나 담배, 흙맛이 느껴진다. 프랑스 보르도와 미국 나파벨리를 합쳐놓은 듯하면서도 좀더 균형 잡히고 친근한 맛이다. 아마 카베르네 쇼비뇽이 아니라 템프라니요가 가진 품종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 같다. 설렘에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나는 한편의 오페라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날 나는 이 와인을 서울 강남 호텔의 와인바에서 마셨다. 안주도 이것저것을 시켰다. 하지만 나는 이 와인을 딴 뒤에 안주를 먹지 않고 빵만 시켜서 와인과 마셨다. 와인이 안주를 먹는 게 무의미하게 만드는 완결성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카스틸로 이가이 그랑 레저르바(이하 카스틸로 이가이)의 별명은 ‘100점 와인’이다. 출시 이후 이 와인은 평론가들로부터 무려 9번이나 100점을 맞았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5번을,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4번 100점을 맞았다. 포도 작황이 좋지 않으면 와인을 출시하지 않아 처음 만들기 시작한 1877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출시된 빈티지는 53개밖에 되지 않는다.
해마다 블렌딩 비율이 미묘하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템프라니요(Tempranillo) 80%에 마주엘로(Mazuelo, 프랑스에서는 까리냥Carignane으로 불린다)20%다. 템프라니요는 미국산 오크에 34개월 숙성하고 마주엘로는 프렌치 오크 34개월 숙성해 블렌딩 한다. 그리고 이후 콘크리트 탱크에서 20개월의 추가 숙성해 병입된 뒤 지하창고에서 5년 이상 병숙성을 거친 뒤에 출시된다. 올해 2012년 빈티지가 출시됐다. 내가 느꼈던 보르도와 나파밸리의 겹치는 맛은 이런 숙성 방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무리에타 와이너리는 1852년 루치아노 데 무리에타 백작이 설립했다. 그는 영국에서 처음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접하고 그 맛에 충격을 받아서 스페인으로 돌아와 오크숙성과 그린 하비스트(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5~6송이의 포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가지치기를 하는 방식) 등 보르도의 생산기술을 도입해 스페인 최초로 근대적 양조학에 입각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무리에타 백작이 와이너리를 설립한 이야기에서 내가 이탈리아 바롤로 현지에 가서 처음으로 20년된 바롤로를 먹어보고 느꼈던 충격이 떠올랐다. 나도 그때 “내가 지금까지 먹던 레드 와인은 와인이 아니라 진로 포도주쯤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무리에타 백작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스페인으로 돌아와 샤토(성이라는 프랑스어. 스페인어로는 카스틸로다)를 만들고 리오하(Rioha)에서 가장 큰 규모로 포도밭을 사서 보르도 방식으로 포도를 엄선해 발효시키고 오크숙성을 했을 것이다. 그의 깨달음과 그의 실행력이 100점 와인의 바탕이 된 게 아닐까? 그리고 그의 결심 덕분에 나처럼 스페인 템프라니요의 참맛을 모르는 사람도 100점짜리 만점 와인을 마실 기회를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 권은중 전문기자는 기자로 20여 년 일하다 50세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에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 후 경향신문과 연합뉴스 등에 음식과 와인 칼럼을 써왔고, 관련 강연을 해왔다. 『와인은 참치 마요』,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