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법원, 디지털자산 투자자 아내 납치범에 12년 형 선고…암호화폐 업계 충격
브뤼셀 법원이 디지털자산 투자자의 아내를 납치한 범죄자에게 중형을 선보였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디지털 자산 투자자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12년 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전통 금융계보다 3배 더 많은 보안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들은 동시에 '탈중앙화 금융(DeFi)이 여전히 월스트리트보다 투명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자산 투자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브뤼셀 법원의 강경 대응이 향후 유사 범죄에 대한 경고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블록미디어 권은중 전문기자] 나는 음식점 줄을 잘 서지 않는다. 점심시간 때 한두 테이블을 정도를 기다리는 거면 모를까. 30분 이상을 기다리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내가 오픈런을 해서 30분이상 줄은 선 식당이 있다. 그게 서울 성수동에 있는 핏재리아(pizzaria: 피자 레스토랑이는 뜻) 마리오네였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이 핏재리아에 오픈런까지 하며 줄을 선 이유가 있었다. 마리오네가 이탈리아 현지인이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피자를 잘하는 집 24곳에 포함된 점. 그리고 마리오네가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담백한 피자인 마리나라 피자를 하는 집이기 때문이었다. 마리나라 피자는 피자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피자다. 다른 피자와 달리 치즈가 올라가지 않고 토마토 소스와 마늘 허브(오레가노인데 이탈리아인들이 좋아하는 허브다)만 올려 구운 심플한 피자다. 토핑을 잔뜩 올려먹는 미국식 피자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피자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마르게리타와 함께 기본이 되는 피자쯤으로 쳐준다.
마리오네는 오전 11시 반에 문을 연다. 내가 성수동에 있는 이 집에 도착한 시간은 토요일 아침 11시였다. 나름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내 앞에는 4~5팀이 있었다. 다들 대단한 열정이었다. 내가 이렇게 이곳에 오픈런을 하면서까지 피자를 먹으려고 했던 것은 또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피자는 혼자서 한판을 먹기가 힘들 정도로 큼직하다. 큰 건 20인치나 된다. 자동차 휠보다 크다. 이런 대형 피자 문화는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정 반대다. 피자가 작다(물론 조각 피자를 팔기도 하는데 그건 나폴리식 피자는 아니라 로마식 사각 피자다). 그래서 1명이 1판을 가뿐하게 먹을 수 있다. 당연히 이탈리아에서는 피자를 남과 잘 나눠 먹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피자가 큼직하게 나와 한명이 1판을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여러 명이 나눠 먹어야 한다. 마리오네는 이탈리아보다는 좀 크고 한국피자보다는 작다. 당연히 나혼자 와서 피자를 먹기에는 다소 부담이 됐다.
거기에 마리오네를 오픈런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 집이다. 마리오네는 지난해 말 이탈리아의 최고 권위의 맛평가 기관인 감베로 로쏘의 피자 부문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최고등급인 피자조각 3개를 받았다.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 이탈리아어로 빨간 새우란 뜻)는 최고 등급 와인은 ‘와인잔 3개’, 최고급 레스토랑은 ‘포크 3개’를 수여한다. 비슷하게 최고의 피자집에는 ‘피자 조각 3개’를 준다. 피자 조각 3개라는 건 미슐랭 3스타에 준하는 핏재리아라는 뜻이다. 실제 이탈리아에는 핏재리아가 미슐랭을 받은 곳이 제법 있다.
11시반 전에 일행이 도착했고 우리는 운 좋게 문을 열자마자 바로 매장에 앉을 수 있었다. 우리는 마르게리타, 가리발디, 마리나라 피자를 시켰다. 4명이 간데다 벼르고 별러 오픈 런까지 한만큼 넉넉하게 시켰다. 벽면의 한쪽은 김주영 피자올리오(피자장인이라는 뜻)가 받은 상패와 상장으로 장식돼 있었다. 대단한 성취다. 마리오(MARio)는 그의 이탈리아 이름이었다. 그러니까 마리오네라는 상호는 ‘마리오의 가게’라는 뜻인 듯하다. 주방 안쪽에는 커다란 피자 화덕이 있었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반죽해서 구워주기 때문에 약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즐거운 기다림이었다.
피자는 이탈리아 현지보다 조금 컸지만 도우가 쫄깃하면서 부드러웠다. 이 집의 시그니처인 ‘가리발디’는 이탈리아 소시지인 살시차, 이탈리아 치즈, 페페론치노 등이 올라간 피자로 눅진한 치즈맛에 풍부한 소시지맛에, 매콤한 고추맛까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맛이 난다. 나폴리 중앙역 광장 이름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가리발디 장군은 1861년 이탈리아 독립과 통일에 크게 기여한 장군으로 이탈리아 통일영웅의 이름이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이탈리아 현지의 맛 그대로였다. 다만 마르게리타를 여럿이 나눠먹는 건 좀 생소했다. 하지만 큰 피자에 익숙한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 같았다. 마리나라는 역시 담백했다. 이 피자에 마리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뱃사람들을 위해 만든 피자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의 근원인 라틴어로 마리누스(marinus)가 바다라는 뜻이다. 현대 이탈리아어로 마리나라는 ‘바다의’ ‘선원의’라는 뜻이다. 선원이 바닷일을 하면서 간단하게 즐기던 음식이라는 의미다.
먹고 나와 보니 가게 앞에는 10팀은 될 법한 대기자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이탈리아인 셰프로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F씨가 부인을 비롯해 가족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미슐랭을 받을 정도로 그는 이탈리아 요리에 정통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마리오네를 찾은 걸 보면 이 집이 정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핏재리아의 한 곳이구나라는 감탄이 들었다. 쉬는 토요일 오전에 오픈 런까지 하며 30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 권은중 전문기자는 기자로 20여 년 일하다 50세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에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 후 경향신문과 연합뉴스 등에 음식과 와인 칼럼을 써왔고, 관련 강연을 해왔다. 『와인은 참치 마요』,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