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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vs 한은, 스테이블코인 입법 전쟁 불붙었다…왜?

국회 vs 한은, 스테이블코인 입법 전쟁 불붙었다…왜?

Published:
2025-08-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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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화두인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두고 국회와 한국은행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입법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기관 간 경쟁이 금융 혁신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규제 당국은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지만,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결국 기존 금융 시스템의 수호자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추진자가 충돌하는 전형적인 구도—디지털 자산 시장이 성장통을 겪는 동안 누가 최종 승자로 남을지 주목된다. 금융 당국이 ‘혁신’을 외칠 때면 보통 기존 금융사 이익을 보호하는 규제가 따라오기 마련이니까.

스테이블코인 입법 줄다리기 [사진: 오픈AI]

스테이블코인 입법 줄다리기 [사진: 오픈AI]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오는 10월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비은행 주도 발행에 반대하는 한국은행이 국회와 입법 줄다리기를 펼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1일 민주당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에서 민병덕 의원(정무)은 "한국은행 총재와 2시간 정도 만나 자동차가 안되는 이유 말고 자동차의 위험성을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을 해달라고 했다"며 "(이 총재가)각국의 중앙은행 총재 중에서 스테이블코인에 자기 만큼 긍정하는 사람이 없다더라. 그럼에도 앞서 얘기한 외환 자유화, 금산분리 문제를 말하며 은행 중심으로 발행해야 한국은행이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민 의원의 발언은 비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반대하는 한은의 태도를 염두한 것이다.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시회에서 "미래 화폐의 디지털화를 대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필요하다"면서도 "은행 중심의 점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사실상 지급결제은행(내로우뱅킹)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

이 총재는 "비은행에 발행을 허용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금융산업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은행 수익성 약화 등 파급효과를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회 기재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회 기재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한은은 자본자유화와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시 외화 예금 계좌처럼 작동해 정부의 자본 유출입 통제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당국의 규율망을 벗어난 환 거래가 늘어나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훼손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 총재는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이 해외 거래소 등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매입하면 사실상 국내 예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셈"이라며 "자본자유화를 우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은행이 발행하면 지급준비율 조정을 통한 유동성 관리가 어려워지고, 담보자산 매각 시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경고했다.

그러나 국회의 입법 방향은 한은의 주장과는 반대인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 4건(민병덕·안도걸·김은혜·김현정)은 공통적으로 금융위 인가를 통한 비은행권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입법 기구인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물론, 정부 정책 자문역들도 디지털자산이 국가 성장을 주도할 차세대 첨단 산업이란 점에 공감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자산 산업 진흥에 무게추를 둔 정책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형구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 겸 한양대 교수는 21일 국회 스테이블코인 정책 강연에서 "(한은 주장처럼)금산분리 때문에 은행 위주로 해야된다는 주장은 국익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은행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만 허용하는 것은 동일기능, 동일위험, 동일규제 원칙에 어긋나는 근거 없는 특혜"라고 말했다.

21일 민주당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주최자인 이강일(왼쪽 첫번째), 민병덕(왼쪽 두번째) 의원 및 참석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손슬기 기자]

21일 민주당 민생경제와 혁신성장 포럼 주최자인 이강일(왼쪽 첫번째), 민병덕(왼쪽 두번째) 의원 및 참석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손슬기 기자]

강 교수는 금융 플랫폼 혁신 측면에서 은행권과 비 금융권이 공평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그간 혁신이라곤 없었던 은행권에서 가장 혁신이 필요한 스테이블코인을 주도해야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은행과 비은행권이 함께 경쟁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금산분리는 0과 1의 흑백논리가 아닌 스펙트럼"이라며 "국채 유통량을 한은이 감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규제장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삼성페이 등 소버린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 교수는 "결국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과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간의 대결이다. 이건 금융적인 문제가 아닌 산업적인 문제다"며 "그렇다면 희망이 있다. 소버린 플랫폼을 가진 나라가 전세계 몇군데나 되겠나. 한국, 중국, 미국, 러시아 정도밖에 없다. 네이버가 이렇게 성장하게 된 계기를 생각해보라. 구글, 야후 물리치고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의원 역시 "산업자본에 대출을 시행할 때 자기 자본에 대출하는 것을 느슨하게 해줄 것이라는 우려에서 금산분리 원칙이 나온 것인데, 스테이블코인은 대출해주는 것이 아니다"고 첨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안 작업에 돌입한 금융위는 글로벌 규제 정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진 금융위 가상자산과장은 18일 국회 스테이블코인 정책 토론회에서 "특히 원화뿐 아니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등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EU·미국과 같이 규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 정책 토론회에서 김성진 금융위 가상자산과장(왼쪽에서 네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손슬기 기자]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 정책 토론회에서 김성진 금융위 가상자산과장(왼쪽에서 네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손슬기 기자]

미국 지니어스법의 경우 비은행권 발행을 허용하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감독 권한 일부를 부여했다. 비은행이 연방 발행인 자격을 얻기 위해선 통화감독청(OCC)의 인가, 연준의 결제망 접근 허용,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준비금 안정성 검토 등 3자 동의를 거쳐야 한다.

EU 미카(MiCA)의 경우 비은행권이 전자화폐 발행을 허용하되, 강력한 인허가제를 도입했다. 크립토 서비스 제공자(CASP) 또는 전자화폐(EMI)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35만 유로 이상의 자본금, 경영진·내부통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구축, 파산격리 등 높은 수준의 요건도 붙였다.

금융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우려를 염두해 정부안 작성에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관계부처 의견을 법안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김 과장은 "외환거래 규제 회피,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 자금세탁·탈세 등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기재부·한국은행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고경철 한은 전자금융팀장의 은행권 한정 발행인가가 안전하다는 발언에 곧이어 "관계부처 의견은 의견일 뿐, 반영한단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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