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특금법 시행 카운트다운...디지털자산 업계 ’지배구조 재편’ 초읽기
디지털자산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개정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업계 전반의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해지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10% 이상의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동 간담회 [사진: 네이버]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오는 20일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시행을 앞두고 디지털자산 업계 지배구조 재편에 변화가 예상된다. 대주주의 경미한 법 위반 등에 예외가 마련되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일부 줄었지만 재무건전성과 내부통제 심사가 강화되면서 중소 사업자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3일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디지털자산사업자와 예비 사업자를 대상으로 개정 신고매뉴얼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월19일 공포된 개정 특금법이 오는 20일부터 시행되는 데 맞춰 대주주 적격성 등 강화된 신고 심사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개정 특금법의 핵심은 디지털자산사업자에 대한 신고 심사 범위가 사업자 자체에서 대주주와 지배구조까지 확대된다는 점이다.
개정법은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를 대주주로 규정했다. 주요주주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보유하거나 임원 임면 등을 통해 주요 경영사항에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 등이 포함된다.
시행령은 최대주주 외에도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 등을 심사대상에 포함하고 최대주주가 법인일 경우 해당 법인의 지배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범위를 구체화했다.
대주주의 법 위반 전력도 심사 대상이다. 기존 외국환거래법과 금융 관련 법률에 더해 공정거래법과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이 관련 법률에 추가됐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판단에는 예외가 마련됐다.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특금법 시행령은 대주주가 관련 법률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더라도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은 경우 결격사유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자본시장법 등 다른 금융법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예외 규정을 마련하도록 개선을 권고한 내용이 최종 시행령에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도 일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정보 시장과 관련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지난해 9월 1심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개정 특금법에 따라 네이버의 과거 법 위반 전력이 두나무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시행령에 법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해당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이력만으로 거래가 곧바로 막힐 가능성은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예외조항이 향후 금융회사와 대기업의 디지털자산사업자 인수·지분투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경미한 경제법령 위반까지 일률적으로 결격사유로 적용할 경우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디지털자산사업자에 대한 규제 문턱은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사업자의 부채비율을 최근 분기 말 재무제표 기준 200% 이하로 요구한다. 디지털자산 이용자보호법에 따라 보관하는 이용자 예치금은 부채총액에서 제외한다. 최근 3년간 채무불이행 등으로 건전한 신용질서를 해친 사실이 없어야 하고 부실금융기관 등에 해당해서도 안 된다.
법인 대주주에도 원칙적으로 최근 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 등 재무건전성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개정 신고매뉴얼은 대주주가 금융기관인 경우 해당 회사에 대한 부채비율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등 일부 예외를 두고 있다.
조직과 내부통제 요건도 강화된다. 사업자는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직을 갖추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보고책임자와 준법감시인을 두는 등 적절한 조직·인력과 전산설비, 내부통제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기업·금융회사와 중소 사업자가 받는 영향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금융회사는 대주주 적격성 판단에서 경미한 위반 등에 대한 예외가 마련되면서 시장 진입의 불확실성이 일부 낮아졌다.
반면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사업자는 재무건전성과 조직·인력, 내부통제 기준을 맞추기 위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새 신고매뉴얼은 서류 심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점검 등을 통해 조직과 시스템이 실제 운영되는지도 확인하도록 심사기준을 구체화했다. 강화된 신고제도가 중소 사업자의 자본확충이나 사업 재편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거래소를 비롯한 디지털자산사업자의 지배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 결격사유에 예외를 두면서 대형 자본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동시에 기존 사업자에는 한층 높은 재무건전성과 내부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법 위반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금융회사나 대기업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부분"이라며 "반대로 중소 사업자는 강화된 재무건전성과 조직·인력 기준을 맞춰야 하는 만큼 향후 자본확충이나 사업 재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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