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개인 암호화폐 수익 3년 면세…해외 자금 유치 총력전
카자흐스탄 정부가 개인 투자자의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대해 3년간 세금을 면제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세에 편승해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국내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분석된다. 이번 면세 조치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암호화폐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은 비과세와 전력 공급 방식을 함께 손보며 디지털 자산 거래와 채굴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틀을 제시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카자흐스탄이 개인 투자자의 디지털 자산 거래 차익에 대해 3년간 소득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암호화폐 보유자에 대한 한시적 비과세 조치를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디지털개발부, 카자흐스탄 국립은행,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AIFC)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는 디지털 자산 거래로 얻은 이익에 대해 3년간 개인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 다만 사기, 자금세탁, 무허가 암호화폐 서비스와 연계된 자산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약 100만개 암호화폐 지갑이 해외 플랫폼에서 자국 내 인가 거래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FC 집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민이 보유한 암호화폐 지갑은 약 100만개인 반면, 3월 기준 인가된 현지 거래소 등록 이용자는 25만6900명에 그쳤다. 전체 암호화폐 거래의 약 95%가 규제 시장 밖에서 개인 간 거래나 해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당국은 세제 혜택이 끝난 뒤를 위한 후속 제도도 준비 중이다. 기잣 바이트르시노프 인공지능·디지털개발부 차관은 부처가 3년 유예 종료 후 적용할 간소화된 과세 체계를 이미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투자자에 대한 최근 3년치 세무조사를 취소하는 방안도 별도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카자흐스탄은 동시에 채굴 산업의 전력 문제도 제도권 안에서 다시 정리하려 하고 있다. 중국의 2021년 비트코인 채굴 금지 이후 카자흐스탄은 미국 다음의 대형 채굴 거점으로 떠올랐고, 2022년에는 해시레이트 기준 세계 3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급증한 전력 수요가 노후 전력망에 부담을 주면서 2021년 10월 북동부 발전소 3곳이 비상 정지했고, 정전도 발생했다. 채굴업체 전력 사용량은 한때 국가 전체 전력 생산의 약 8%로 추산됐다.
새 대통령령은 신규 채굴 수요가 공공 전력망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담았다. 석유·가스전이 국가가 사용하지 않는 수반가스를 자가 발전 설비에 투입해 채굴 전력으로 돌릴 수 있도록 했고, 인프라 업그레이드로 늘어나는 신규 전력의 최대 70%를 데이터센터와 채굴업체가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하는 '70대30' 모델도 병행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세제 불확실성 완화에 주목했다. 누르하트 쿠시모프 바이낸스 카자흐스탄 총괄은 이번 조치에서 세금 면제가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며, 인가를 받은 관할권의 매력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바흐트잔 켄제바예프 카자흐스탄 핀테크·인공지능·암호화폐산업협회 회장도 이번 면제가 투자자들의 핵심 불확실성을 없앤다고 말했다. 다만 법적 정의가 느슨하면 악용 가능성이 생겨 1~2년 안에 정책이 되돌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국제 공조도 병행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글로벌 포럼은 카자흐스탄이 2027년 첫 암호화폐 세금정보 자동교환에 앞서 암호화폐 자산 보고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이번 세제 유예는 단순 감세보다 해외 거래를 국내 규제 시장으로 흡수하고, 이후 보고·과세 체계로 연결하려는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답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