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보다 장기 횡보 가능성 부각…과거 바닥 신호 아직 나타나지 않아
비트코인이 단기 급락보다는 장기적인 횡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이클에서 나타난 명확한 바닥 신호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시장이 추가 조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바닥 논쟁이 재점화됐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비트코인이 6만7000달러 아래로 밀리면서 약세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24시간 동안 3% 넘게 하락했고, 2025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ATH) 대비 약 45%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은 추가 하락폭만큼이나 '시간 고통'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가격 고통이 급락이나 큰 변동성으로 포지션 청산을 유발하는 상황을 뜻한다면, 시간 고통은 뚜렷한 방향성 없는 박스권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며 매수·매도 양측의 피로를 키우는 국면을 가리킨다.
이는 단기간 급락보다 더 길고 지루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급격한 하락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지만, 횡보 장세는 투자심리를 서서히 소진시키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약화시키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간 고통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리얼라이즈드 캡 호들 웨이브'(Realized Cap HODL Waves)가 거론됐다. 이 지표는 비트코인 공급을 '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유 기간별로 나눈 뒤, 온체인에서 마지막으로 거래된 평균 가격인 실현가격으로 가중해 계산한다.
이 지표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보유됐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 참가자들이 어떤 가격대에서 얼마나 오래 코인을 들고 있었는지를 함께 반영한다는 점에서 약세장 국면의 축적 흐름을 살피는 데 활용된다. 특히 장기 보유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단기 매도 압력이 줄고, 시장이 점차 바닥 형성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해석된다.
과거 약세장에서는 6개월 이상 보유한 장기 보유자가 전체 공급의 최소 85%를 쥘 때 바닥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격이 먼저 바닥을 만든 뒤 몇 달이 지나서야 장기 보유자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흐름도 반복됐다. 현재 장기 보유자 비중은 약 80%로, 과거 바닥 구간에서 관찰된 85%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이미 상당한 조정을 거쳤음에도, 전형적인 바닥 신호로 해석되는 구간까지는 아직 거리가 남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현시점에서 시장이 경계하는 것은 급락 그 자체보다도 바닥 형성까지 필요한 시간이다. 장기 보유자 비중이 더 높아질 경우 바닥 다지기 단계에 가까워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수개월 동안 뚜렷한 반등 없이 횡보 구간을 이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