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제도화 필요성 대두, 자금 유출 방지와 투자자 보호 강화
금융감독원(FSA)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한 경고를 발표하며, 주요 거래소에서 BNB가 사상 최고가(ATH) 대비 10% 급락하는 조정 국면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제도화를 통한 체계적 규제가 자금 유출을 차단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핵심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오상엽 기자]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시장의 필요성과 해외 규제 사례, 국내 제도화 방향을 제시했다.
한 변호사는 디지털자산 파생상품이 가격 발견과 위험 헤지, 시장 효율성 제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관투자자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4시간 7일 거래되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전통 금융시장보다 변동성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서 파생상품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국내에서 제도권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 거래소에서 한국 관련 ETF 토큰이나 원화 기반 파생상품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한국 관련 상품이 거래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 변호사는 전통적인 파생상품 시장의 핵심 리스크 관리 장치로 중앙청산소, 개시·변동 증거금, 보증기금, 포지션 한도, 강제 청산, 투자자 적합성 심사 등을 제시했다.
현물 거래는 개별 거래소의 변동성이나 파산 위험이 직접 투자자에게 전이될 수 있지만 파생상품 거래는 중앙청산 구조를 통해 이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외 사례로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일본 모델을 들었다.
CME에서는 비트코인 선물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 아래 거래되고 있으며 2025년 11월 기준 월 평균 42만4000계약, 132억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현금결제와 약 47% 수준의 증거금, 포지션 한도, 서킷브레이커 등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20년 금융상품거래법 개정 이후 디지털자산 마진 거래를 허용했고 개인 레버리지는 2배로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국내 제도는 아직 디지털자산 파생상품을 명확히 규율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디지털자산이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유지되면 파생상품 규제 적용이 어려워지고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에도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화 방안으로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시범 운영, 외국인 전용 플랫폼 또는 해외 자회사 활용,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시장 개설 근거를 반영하는 방식, 한국거래소(KRX) 상장 방안 등을 제시했다.
다만 KRX 상장은 금산 분리 원칙과 금융시장으로의 위험 전이 가능성 등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국내 투자자들이 이미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OKX 같은 해외 거래소에서 무기한 선물 거래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방치하기보다 국내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파생상품이 국내에 도입되면 자금 유출을 줄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김치 프리미엄 완화와 기관 자금 유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디지털자산이 기초자산으로 포섭되고 파생상품 시장이 열린다면 어느 정도까지 리스크 프로파일링을 해서 허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상무도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공백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언급하며 제도권 편입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천 상무는 "진입 장벽식 규제가 투자자를 불법 업체나 코인 시장으로 내몰고 유동성을 잠식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투자자의 학습 수준과 경험, 상품 이용 구조를 반영한 맞춤형 시장 접근 체계로 전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관련 상품은 별도 시장을 새로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기존 장내 파생상품 시장 같은 제도권 인프라 안으로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