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함흥차사’ 신세…여야 동시 맹공, 금융위 ’초강수’ 경고
정부가 제출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안이 여야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강력한 비판을 받으며 사실상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주요 가상자산이 10% 이상의 급락을 기록할 수 있다는 초강수 경고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치적 난항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 동력을 위협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2025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3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발의 지연을 두고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로 금융위원회를 압박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을 향해 "정부안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없으니까 지금까지 못 내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여야가 각자 법안을 낸 지 1년이 넘었다며 정부안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법안소위에 바로 올려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날이 서 있었다. 국민의힘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은 "업계가 정부가 디지털 시장에 군불을 때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발의 지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연의 원인으로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사후 지분 제한 조항을 지목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논의가 핵심이었던 당초 논의에서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지분 제한 항목이 끼어들면서 여야 합의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상한을 20%로 제한하되 예외적으로 34%까지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분 제한 자체를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에서도 산업 혁신을 저해하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26일 보고서에서 지분 보유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헌법상 재산권과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과잉금지 원칙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융위는 애초 올해 1분기를 처리 목표 시점으로 잡고 이달 초 당정협의를 거쳐 합의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동발 금융위기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당정협의가 무기한 연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상반기 처리도 사실상 어렵고 위헌 시비와 여야 이견이 맞물려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질의에 "알겠다"는 짧은 답변만 내놓으며 구체적인 발의 시점을 밝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