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자금 몰려도 소용없다…솔라나 가격 2년 전 수준 그대로, 왜 이러나
기관 투자자들이 솔라나(SOL)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가격은 2년 전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기관의 러브콜, 가격의 무반응
최근 몇 달간 암호화폐 투자 신탁(ETP)과 펀드를 통해 솔라나로 유입된 기관 자금은 상당하다. 분석가들은 '차세대 이더리움'이라는 내러티브에 주목하며 대규모 포지션을 구축했다. 그런데도 차트는 움직이지 않는다. 2024년 초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횡보 중이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면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네트워크 활성화 vs. 가격 디커플링
솔라나 네트워크 자체는 활기찬 모습이다. 거래 처리 속도는 여전히 빠르고, 개발자 생태계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데파이(DeFi)와 NFT 분야에서의 활용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본적 강점'이 코인 가격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 이는 전통 금융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이다—회사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오르지 않는, 그런 경우 말이다. 아마도 월가의 어떤 애널리스트라면 '기본면과 시장 심리는 별개'라고 냉소했을 것이다.
시장의 잔인한 논리
암호화폐 시장은 단순한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유동성, 전체 시장 정서, 경쟁체인의 동향, 그리고 규제 불확실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기관 자금이 유입된다고 해서 당장 가격이 반응해야 하는 법은 없다. 때로는 그 자금이 '누적' 단계에 쓰이거나, 파생상품 헤징에 활용되기도 한다. 시장은 결국 자신의 시간표대로 움직인다—투자 은행의 화려한 리포트보다 훨씬 느리게, 혹은 예측 불가능하게.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이 '유입 자금'이 언제, 어떤 계기로 실제 매수 압력으로 전환되는가다. 아니면 기관들조차 이 낮은 가격대를 새로운 '누적 구간'으로 삼고 있는 것일까? 답은 차트가 아니라, 블록체인 상의 실제 자금 흐름 속에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부족이 솔라나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에서 상장된 솔라나(SOL)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총 순자산이 2026년 초 1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정작 솔라나 가격 흐름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솔라나는 지난 1년 동안 50% 이상 하락했으며, 현재 가격은 약 2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관 자금 유입이 가시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이 제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가격 부진과 달리 네트워크의 기관 수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와이오밍 스테이블 토큰 위원회는 최근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FRNT'를 출시했다. 이는 미국 공공기관이 프랭클린 템플턴이 관리하는 준비금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첫 사례로, 솔라나의 제도권 채택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앞서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 주피터(JUP)는 에테나 랩스와 협력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JupUSD'를 출시했다. JupUSD 준비금의 약 90%는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인 BUIDL을 기반으로 한 USDtb로 구성됐으며, 나머지 10%는 USDC로 보유된다. 전통 금융 자산이 온체인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솔라나 네트워크의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단 24시간 만에 9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총 공급량 역시 15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솔라나 생태계로 새로운 유동성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더리움(ETH)의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약 1810억달러, 트론이 810억달러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는 상당하다.
실물연계자산(RWA) 부문에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RWA.xyz에 따르면 솔라나 기반 실물자산(스테이블코인 제외)의 총 가치는 9억3100만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랙록과 반에크의 토큰화 자산,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식의 토큰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체 RWA 시장에서는 이더리움과 BNB 체인이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솔라나의 온체인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이 제한적인 이유로 개인 투자자 참여 부족을 지적한다. 과거 솔라나의 주요 강세장은 강한 소매 거래 활동과 함께 나타났지만, 최근 2년간은 100달러 이상 가격대에서 개인 참여가 장기간 부재한 상태다.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유입될 경우, 기관 자금과 맞물려 솔라나가 새로운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