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미국 당국과 합의 후에도 ’의심 계좌’ 자금 이동 허용…규제의 허점인가 전략인가?
거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당국과의 거액의 합의 이후에도, 일부 의심스러운 계좌에서 자금 이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규제 당국과의 '휴전'이 실질적인 감시의 공백을 만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합의 이후의 그림자
바이낸스는 최근 미국 법무부, 재무부 등과의 장기간의 법적 공방을 마무리하며 막대한 벌금과 운영 구조 조정에 합의했다. 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의 분수령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당국의 공식 감시가 완화된 틈을 타, 과거 문제 제기됐던 일부 계좌 활동이 여전히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보다는, 복잡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서 규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다.
기술 대 규제: 끝없는 쫓고 쫓기는 게임
블록체인 분석 전문가들은 자금 이동 경로가 기존의 의심 패턴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분산화된 네트워크와 즉각적인 결제의 특성은 때로 규제 당국의 조사 속도를 따돌린다. 바이낸스는 강화된 내부 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공언했지만, 하루에 처리되는 거래의 절대적 규모를 고려할 때 모든 걸 걸러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결국, 가장 진보된 규제 합의도 금융 세계의 오래된 진리—자금은 항상 최소 저항 경로를 찾아 흐른다—를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으로의 시사점: 신뢰 회복이냐, 추가 제재냐
이번 보도는 암호화폐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즉, 혁신적인 금융 인프라의 자유로운 운영과 불가피하게 따르는 불법 활동 방지 책임 사이의 긴장이다. 투자자와 당국은 바이낸스가 합의 조건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는지 주목할 것이다. 추가적인 문제 발생은 더 강력한 제재와 업계 전체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이번 사건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낸다면, 위기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교과서적 사례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의 전통 금융 기관들은 아마도 이 모든 소동을 보며, 디지털 자산이 결국 자신들이 수십 년 동안 해왔던 '규제와의 줄다리기' 게임에 합류했다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르겠다.
바이낸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바이낸스가 2023년 43억달러를 내고 미국 정부와 합의를 한 이후에도 의심스러운 계좌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를 지속적으로 허용했다고 코인텔레그래프가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13개 사용자 계좌가 2021년부터 약 17억달러를 거래했으며, 이 중 1억4400만달러는 합의 이후인 2023년 11월 이후에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좌는 KYC(고객신원확인) 문서, IP 및 기기 로그, 거래 내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브라질, 시리아, 니제르,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 범죄 전문가들은 바이낸스 거래 감시 체계가 여전히 허술하며, 미국 당국과 합의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베네수엘라 여성과 연계된 계좌는 2년간 1억7700만달러 이상을 수령했으며, 14개월 동안 647번이나 은행 정보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Z)를 사면한 지 두 달 만에 나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