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2.0이 아닌 카지노?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파격 발언이 불러온 파장
"우리가 만든 건 금융2.0이 아니라 카지노다." 한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직설적 발언이 업계에 파문을 던졌다. 이 발언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이 모든 것이 진정한 금융 혁신인가, 아니면 단지 고위험 투기의 새로운 장인가?
혁신의 이름 아래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우회하고, 중개자를 제거하며, 글로벌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약속으로 성장해왔다.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은 수익률 농사(Yield Farming)와 같은 복잡한 금융 상품을 대중화했고, NFT 열풍은 디지털 소유권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혁신적이다.
카지노의 그림자
그러나 그늘도 명확하다. 극심한 변동성, 종종 불투명한 프로젝트 배경, 그리고 규제의 회색지대는 많은 일반 투자자에게 이 시장이 전통 주식 시장보다는 카지노 테이블에 더 가깝게 느껴지게 만든다. 레버리지 거래, 고수익을 약속하는 메모코인,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러그 풀(Rug Pull)' 사건들은 금융 안정성보다는 일확천금을 좇는 문화를 부추긴다. 한 금융 분석가는 "월가의 수수께끼 같은 수수료 구조보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더 투명해 보일 때가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교차로에 선 업계
이제 업계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틀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는 가운데, 프로젝트들은 단기적인 '펌프(Pump)'에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실용적인 유틸리티와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구축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 스타트업의 발언은 이러한 내부적 성찰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결국,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중립적인 도구다. 그것이 금융의 민주화를 위한 강력한 인프라가 될지, 아니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도박판이 될지는 구축하는 이들과 이용하는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혁신은 위험을 동반하지만, 그 위험이 통제 불능의 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 암호화폐 기업 창업가의 발언이 아시아 전역에서 빠르게 퍼지며 암호화폐 산업의 본질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나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만든 것이 아니라, 카지노를 만들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8년의 시간을 보낸 한 창업가의 발언이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에이보(Aevo) 공동창업자 출신 켄 챈(Ken Chan)이 엑스(구 트위터)에 남긴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챈의 발언은 중국 지역 매체가 번역 및 소개하면서 빠르게 확산됐고 한국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급속히 공유되며 수백만 조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챈의 고백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며, 개인적 이데올로기의 붕괴를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을 '눈이 반짝이던 자유지상주의자'라고 표현하며, 비트코인(BTC)이 상징했던 사이퍼펑크 이상을 믿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국경을 넘어 자산을 머릿속에 들고 다닐 수 있다는 비트코인의 절대적 소유 권력 서사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8년간의 업계 경험은 그의 이상을 무너뜨렸다. 챈은 앱토스(Aptos), 수이(Sui), 세이(Sei), ICP 등 각종 레이어1 프로젝트로 몰린 자금이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모두의 돈을 태우는 경쟁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챈은 올해 5월 에이보에서 퇴사했으며, 현재는 개인 위성 프로젝트 켄샛(KensAT)을 준비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팰컨 9(Falcon 9)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그의 고백은 퇴사 6개월 뒤 나왔으며, 에이보 토큰의 완전 희석 기준 시가총액이 정점 대비 약 99% 하락해 4500만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챈의 핵심 비유인 '카지노'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겹쳐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10월 시장 변동성과 지속적인 불안 속에서 아시아 전역의 암호화폐 참여자들은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에 중국 커뮤니티 반응은 엇갈렸다. 한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유동성 부족과 내러티브 부재 속 집단적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으며, 일부는 "동일한 8년, 어떤 사람들은 정점에 올랐고, 다른 사람들은 퇴장했다. 시간을 낭비한 건 당신 문제"라는 반박도 이어졌다.
한국 트레이더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트레이더는 "스테이블코인 외에는 실질적인 활용 사례가 없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이는 "암호화폐 시장 바닥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 없다. 개인 투자자의 돈을 빨아들이려는 사기꾼들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첸이 가장 강하게 경고한 부분은 젊은 세대의 사회적 이동성 약화였다. 그는 "이러한 독성 사고방식은 결국 젊은 세대의 기회 자체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부동산·고용 전망이 막힌 동아시아 사회에 더 깊은 공감을 남겼다. 분석가 KKD 웨일(KKD Whale)도 직접적으로 챈의 발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기술만으로 버티던 시대는 끝났다"며 암호화폐 산업 내부의 성장 정체를 지적했다.
챈은 자신의 글 말미에 CMS 홀딩스(CMS Holdings)의 문장을 인용하며 "당신은 돈을 벌고 싶은가, 아니면 옳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답은 "이번에는 옳고 싶다"였다. 에이보를 떠난 지 6개월, 토큰 가치가 바닥에 가까운 시점에서 나온 그의 고백은 시장 전반에 공포와 피로감이 쌓인 동아시아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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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 (@kenchangh) November 29,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