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은행화 가속화...전문가들 ’잠재적 리스크 폭발’ 경고
디지털 자산 시장이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은행 서비스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취약점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은행 서비스가 제공하는 높은 수익률과 편의성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인 금융 규제를 우회하는 '그림자 금융'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제 그 파급력은 단순한 암호화폐 차원을 넘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규제 회피'를 혁신이라 포장하는 스타트업들 덕분에 금융 당국은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중이다.
14년만에 깨어난 고래
14년 동안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 8개에서 총 8만 BTC(약 86억 달러, 3조 원)가 전송됐다. 이 코인들의 체계적인 이동 경로가 온체인 분석을 통해 공개됐다.
온체인 분석 업체 아캄(Arkham)에 따르면, 이번에 이동된 8만 BTC는 2011년 4월 2일과 5월 4일에 생성된 8개의 비트코인 지갑에서 각각 정확히 1만 BTC씩 출발했다. 지갑들은 지난 14년 동안 외부와 단 한 차례도 거래하지 않고 철저히 휴면 상태를 유지했다.

온체인 분석이 밝혀낸 8만 BTC 상세 이동 경로
이번 BTC 이동은 극히 정돈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본격적인 이동에 앞서 소량의 비트코인 캐시(BCH)가 시험적으로 전송됐다. 2017년 BCH가 비트코인으로부터 하드포크되면서 BTC 보유자들은 정확히 같은 양의 BCH를 지갑에 에어드롭 받았다.
지갑 비밀번호를 이용해 bch를 먼저 이동시킨 것이다. 휴면 상태의 비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 전송을 한 것.
BCH가 움직이고 나서 약 14시간 뒤 대규모 BTC 전송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자산 소유자가 개인 키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신중한 행동”으로 해석했다.
8개의 지갑에서 정확하게 1만 BTC씩 이동이 이뤄졌다. 중요한 점은, 자금이 거래소나 자금 세탁에 흔히 사용되는 믹서(mixer) 서비스가 아닌 신규 지갑으로만 이동됐다는 것이다.
특히, 자금이 이전된 신규 지갑들은 Pay-to-Witness-Public-Key-Hash(P2WPKH)라는 최신 주소 형식을 사용했다. P2WPKH는 2017년 적용된 세그윗(SegWit)을 바탕으로 한다. 해당 지갑이 최초 만들어진 2011년에는 존재하지 않던 기술이다. 사토시 시대에 활동했던 이 지갑의 주인이 신기술이 적용된 지갑으로 비트코인 8만 개를 이동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해킹이나 매도 목적은 아닌듯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세 경로로 볼 때 즉각적인 매도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전한 보관을 위한 지갑 이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경로는 일반적인 해킹 사건과도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해킹 사건의 경우, 통상적으로 자금을 여러 개로 나눠 빠르게 자금 세탁 서비스로 옮기는 반면, 이번 BTC 이동은 극도로 신중하고 질서정연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 지갑의 주인은 누구일까?
침묵을 깬 브리토, XRP 공동 개발자
아서 브리토가 해당 BTC 이동과 연결되는 지점은, 그 역시 14년 간의 침묵을 깨고 인터넷 공간에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생태계에서의 초기 활동과 이번 지갑의 활동 패턴도 매우 유사하다. 브리토는 비트코인의 초기 거래소 ‘exchangeyourBitcoins.com’을 직접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브리토는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를 연구했던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이다.
브리토와 이 문제를 고민한 개발자가 XRP를 함께 만든 제드 맥켈럽, 데이비드 슈와츠다. 맥켈럽은 보상으로 받은 XRP를 대량으로 매각해 시장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슈와츠는 현재 리플 랩스의 CTO다.
브리토는 XRP를 공동 개발했지만, 대중 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다.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잠시 참여하기도 했으나, SNS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랬던 브리토가 14년의 침묵을 깨고, 지난 6월 24일 X에 의미심장한 이모지(????)를 올렸다. 입이 없는 얼굴을 느닷없이 게시한 것.

공교롭게도 이 트윗으로부터 약 열흘 만에 14년간 잠자던 지갑에서 BTC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 사건의 연관성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른바 ‘행동 지문(behavioral fingerprint)’이 일치한다고 말한다. 행동 패턴이 유사한 두 사건이 잇따라 일어날 확률이 통계적으로 매우 낮다는 것.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행동 지문 일치
브리토는 극도로 사적인(intensely private), 내성적인(introvert), 그리고 10년 이상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유령(ghost)’ 같은 인물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1) 극초기 비트코인 시장 진입 2) 비트코인 거래소 운영 경험 3) 높은 수준의 기술적 이해도 4) 극단적인 수준의 프라이버시 선호 성향이라는 네 가지 특징으로 종합할 수 있다.
이는 14년 동안 막대한 양의 BTC를 조용히 보유하고 있을 ‘사토시 시대’ 고래의 전형적인 모습과 닮았다. 비트코인을 만들고 사라진 사토시와도 유사하다.
행동 지문 측면에서 입이 없는 이모지는 다음과 같이 해석될 수 있다.
“나는 돌아왔다”: 이는 그의 ‘유령’ 같은 페르소나를 완벽하게 반영한다. 공개적인 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직접적인 소통은 거부하는 방식이다.
“할 말은 없다.(Speechless)”: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엄청난 규모와 그것을 이동시키기로 한 결정의 중대함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의 표현일 수 있다.
‘데드맨 스위치(Dead Man’s Switch)’ 테스트: 동료인 데이비드 슈워츠가 농담처럼 언급했듯이, 대규모 금융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살아있으며 자산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신호일 수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이동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브리토 가설은 정황 증거, 행동 지문 측면에서 검토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BTC 이동이나 브리토 본인의 공개적 발언이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14년 침묵 깬 ‘리플의 유령’ 아서 브리토…그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