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개월째 저평가 국면…장기보유자 손절 확대에도 반등 막히는 이유
비트코인이 5개월째 저평가 영역에 머물며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특히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s)의 손절매 물량이 급증하며 추가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어,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 10%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반등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질 위험을 시사한다.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이 5개월째 주요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를 밑도는 '깊은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주간 보고서에서 바닥 형성 과정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완료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글래스노드는 최근 매수자와 시장 전반의 활동 투자자들이 보유한 평균 취득단가 아래에서 비트코인 매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이런 저평가 구간에서의 장기 축적은 과거 사이클에서도 대형 저점 형성의 기반이 됐다고 짚었다. 다만 약세장 하단으로 여겨지는 실현가격 부근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현재 실현가격은 5만3000달러로 제시됐다.
이번 하락 국면의 핵심 압력으로는 장기 보유자의 손실 확정 매도가 지목됐다. 글래스노드는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손절이 현재 시장의 주요 하방 압력이라고 분석했다. 장기·단기 보유자 간 상대 실현 손익 지표를 보면 장기 보유자의 손실 확정 비중은 2026년 2월 초 15%에서 현재 43%로 확대됐다.
가격 회복이 번번이 막히는 배경도 이 구간에 있다.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이 현재 거래 범위 상단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로 이들 장기 보유자의 움직임을 꼽았다. 반등 시도 때마다 평가손을 안은 투자자층에서 새로운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기 보유자의 손실 확정 규모 30일 이동평균은 최근 하루 약2억8000만달러로 치솟으며 2022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래스노드는 이 지표가 의미 있게 낮아지지 않는 한 강세장으로의 본격 복귀 경로는 계속 막힐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이 지표의 흐름이 매도자 소진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수요 측면에서도 아직 뚜렷한 회복 신호는 제한적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은 다소 진정됐지만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일일 거래대금은 6억5000만달러에서 9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2025년 10월 정점보다 약 80% 낮은 상태다. 기관 투자자 수요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파생상품 시장은 방향성이 엇갈렸다. 포지션은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매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옵션 미결제약정의 풋·콜 비율은 0.56으로 2026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풋옵션 1개당 약 2개의 콜옵션이 쌓여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옵션 시장 전반은 여전히 하락 위험을 비싸게 평가하고 있다. 모든 만기 구간에서 25델타 스큐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상승보다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요가 더 강하게 반영됐다.
결국 글래스노드는 바닥 형성을 위한 조건은 점차 갖춰지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국면 전환을 가시권에 두려면 투매 압력이 줄고 기관 자금 흐름이 안정돼야 하며, 이상적으로는 활동 투자자의 평균 취득단가인 약7만6600달러를 지속적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향후 비트코인 시장은 장기 보유자 매도 압력 둔화와 ETF 자금 흐름 안정 여부가 핵심 변수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