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최대 25% 직원 감원 돌입…영국·EU·호주 시장 철수 결정
제미니 거래소가 글로벌 규제 압박 속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최대 25%에 달하는 직원 감원과 함께 영국, EU, 호주 시장에서의 철수까지—암호화폐 업계의 '겨울'이 거래소 운영 모델까지 얼어붙이고 있다.
인력 최대 25% 삭감의 충격파
단숨에 사무실 공간을 줄이는 건 쉬워도, 핵심 인프라를 유지하며 4분의 1에 가까운 인력을 정리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제미니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글로벌 규제 환경이 거래소의 수익 모델 자체를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국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준비금 증빙, 고객 자산 분리, AML/KYC 강화—이 모든 게 운영비를 치솟게 만들었다.
3개 주요 시장 동시 철수의 배후
영국, EU, 호주. 이 세 지역은 각자 나름의 까다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자랑한다. 영국의 FCA, EU의 MiCA, 호주의 AUSTRAC—제미니는 이 복잡한 규제 미로를 탐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예상 수익을 초과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전략적 집중'이라는 미명 아래, 자원을 규제 장벽이 비교적 낮거나 시장 점유율이 더 높은 지역으로 재배분하려는 움직임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철수가 단순한 후퇴가 아닌, 차기 불장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점친다.
거래소 생태계의 재편 예고
제미니의 발걸음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들며 겪는 자연스러운 '시장 정화' 현상의 일부로 읽힌다. 규모의 경제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거래소 업계도 결국 전통 금융권이 수십 년 전 겪은 합병과 인수(M&A)의 길을 따라갈지 모른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한 '거래 수수료'가 아닌, 거래소의 규제 준수 능력과 재무적 건전성을 훨씬 더 유심히 살펴볼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소식은 암호화폐가 더 이상 '규제의 사각지대'가 아니라는 냉엄한 현실을 일깨워준다. 진정한 혁신은 항상 불편함을 동반한다—규제 충격도 예외는 아니다. 제미니의 후퇴가 전체 산업의 건강한 재편을 위한 전조가 되길 바라는 건, 그저 금융계의 낙관적 기대일 뿐일까.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2월 전체 직원 최대 25%를 감원하고 영국, 유럽연합(EU), 호주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제미니는 최근 미국 내 인력도 줄였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법무책임자(CLO)가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이번 인사 변동은 비용 절감 일환이다.
제미니 글로벌 현물 거래 점유율은 1월 0.1%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0.6%에서 반년 만에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지출은 약 70% 늘어난 반면, 순이익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이번에 철수하는 해외 시장 3곳은 2025년 1~9월 기준 전체 매출 약 15%를 차지했다.
제미니는 사업 방향을 예측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제미니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지난해 12월 예측 시장 플랫폼을 출시했다. 제미니 예측 플랫폼 누적 거래량은 약 2400만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