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블록체인 도입 속도 조절…’선택적 공개’가 관건이다
도쿄가 블록체인 채택에 브레이크를 밟는다—하지만 완전히 멈추는 건 아니다.
규제의 미묘한 춤
일본 금융청(FSA)이 최근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명백한 신호를 보낸다: 속도는 조절하되, 방향은 유지하라. '선택적 공개' 프레임워크 하에서, 기업들은 특정 거래나 스마트 계약의 세부 사항만을 공개할 수 있게 된다. 전체 장부를 까발리지 않고도 검증 가능성을 유지하는 절충안.
이는 단순한 속도 조절이 아니다. 일본이 글로벌 블록체인 경주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금융 안정성이라는 고유한 레이스를 병행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투명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셈.
시장의 반응은 신중한 낙관론. 일각에서는 이 조치가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의 족쇄'라고 비판하지만, 현실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무질서한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통합이 낫다. 결국 월스트리트도 한때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그 기술로 수십억을 벌고 있지 않은가—그것도 여전히 중앙집권식 은행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일본이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과 산업 전반에 실질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일본 3대 은행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공식 승인했으며, 민관 차원에서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다.
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일본은 블록체인 도입 과정에서 '선택적 공개'(selective disclosure) 문제를 핵심 과제로 다루고 있다. 블록체인은 높은 투명성과 추적성을 강점으로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정보까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되는 구조여서 정보 통제가 어렵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투명성의 비용'으로 인식하며, 무분별한 도입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다.
일본의 개인정보 보호법(APpi) 역시 블록체인 확산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2020년 개정된 APPI는 데이터 삭제와 수정, 이용 목적 제한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한 번 기록되면 변경이 어려운 블록체인의 불변성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어떤 데이터를 온체인에 기록할지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결국 일본의 블록체인 도입 성패는 선택적 공개와 개인정보 보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규제와 보안 리스크를 검토한 뒤, 핵심 정보만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과정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