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0일, 스트라이프가 스테이블코인 카드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한 이유는?
스트라이프가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결제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일시 중지'했다.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를 허물겠던 약속은 순식간에 흔들렸다.
규제의 그림자
공식 발표는 '진행 중인 규제 환경 검토'를 이유로 꼽는다. 글로벌 금융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쏟아붓는 경계의 시선이 프로그램의 핵심을 위협한 것. 특정 관할권에서의 법적 불확실성이 실질적인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제 거대 기업이 감당하기엔 리스크가 컸다.
기술적 도전 vs. 시장의 열기
일각에서는 단순한 규제 문제를 넘어선 기술적 복잡성을 지적한다. 실시간 결제 네트워크와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의 원활한 통합, 변동성 완화 메커니즘—이 모든 것이 예상보다 까다로웠을 수 있다. 반면,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서는 디지털 달러로 일상 결제를 해보겠다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했다. 시장의 갈증과 실행의 괴리가 드러난 순간이다.
파장과 전망
이 결정은 스테이블코인의 '실용성' 담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실제 지불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한 길이 여전히 멀다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당장 관련 프로토콜과 파트너사들은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전통 금융의 문을 두드리는 암호화폐 산업에 있어, 이번 중단은 확실한 차질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종착역이 아니다. 다른 결제 업체와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같은 공간을 노리고 있다. 스트라이프의 후퇴가 시장을 위한 공간을 더 넓혀줄지도 모른다. 결국, 금융 혁신의 역사는 규제와의 줄다리기 속에서 진전해왔다—이번 사례도 그 긴 장에서 한 페이지에 불과할 뿐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은행들이 디지털 화폐에 대한 두려움을 '규제 검토'라는 우아한 단어로 포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가 11억달러에 인수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스타트업 브리지(Bridge)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카드를 선보인 이후 사기 범죄에 노출되자 이를 잠정 중단했다고 디인포메이션이 전했다.
앞서 스트라이프는 암호화폐를 보관·거래·결제할 수 있는 지갑 기능을 제공하는 브릿지 스테이블코인 카드 기능을 선보였다. 1월에는 암호화폐 기업 퓨즈(Fuse)와 협력해 브릿지 스테이블코인 카드 공개 버전도 내놨다.
이후 스트라이프는 '퓨즈(Fuse)' 신규 카드 프로그램에서 의심스러운 고객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스트라이프는 브릿지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선불 카드 상품을 선보였으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파트너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경 없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려던 스트라이프 구상은 제재 리스크, 은행 파트너와의 관계 등 현실적 장벽에도 직면했다.
브릿지는 결제 시스템 핵심 파트너인 은행들과 신뢰 유지를 위해 고위험 지역과 업종에 대한 차단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고객에 대한 차단은 물론, 무기·귀금속·사치품 등 특정 산업군도 최근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앞서 베네수엘라 사용자와 거래로 미국 제재 위험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