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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증발한 암호화폐 시장…’개미’ 투자자들이 떠나 ’예측 베팅’으로 눈을 돌린 이유

200조원 증발한 암호화폐 시장…’개미’ 투자자들이 떠나 ’예측 베팅’으로 눈을 돌린 이유

Published:
2026-01-27 14:24:46

시가총액 200조원이 하루아침에 증발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또 한 번의 대규모 조정을 겪으면서 소위 '개미'라 불리는 소매 투자자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코인에서 손을 뗀 개미들, 이제 어디로?

전통적인 코인 매매를 떠난 이들은 변동성 예측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정 자산의 가격이 특정 시점에 어느 수준이 될지 맞히는 단순한 구조다. 복잡한 지갑 관리나 거버넌스 토큰에 대한 고민 없이, 순수하게 시장 방향성에 대한 통찰력을 걸고 승부하는 방식이다.

디파이(DeFi)의 한계를 우회하는 움직임

이들의 선택은 일종의 우회로다. 높은 가스비,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 투명하지 않은 풀(Pool) 구조로 점철된 현행 디파이 생태계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다. '예측 베팅'은 기술적 복잡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암호화폐 시장의 근본적인 변동성에 노출되는 방법을 제공한다. 마치 금융당국(FSA) 규제를 피해 가는 것처럼, 번거로운 디파이의 기술적 장벽도 피해 가는 셈이다.

시장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이 흐름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더 빠르고, 더 직접적이며, 때로는 더 투기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찾아 움직인다. 한편, 이는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투자'라는 미명 아래 '도박'에 가까운 행태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갈 뿐이라는 지적도 가능하게 한다. 200조원의 증발이 남긴 공백은, 이제 다른 형태의 승부와 기대로 채워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을 겪는 가운데, 예측 시장이 새로운 투자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가혹한 암호화폐 시장 붕괴로 약 1500억달러(약 200조원)의 가치가 증발하면서, 트레이더들이 밈코인 대신 스포츠·정치·현실 사건을 다루는 예측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선거 결과, 날씨, 중앙은행 정책 등 이진적 결과를 놓고 거래하는 예측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과거 밈코인에 투자하던 디지털 크리에이터 출신 애널리스트 닉셰프 사라바난(Nikshep Saravanan)은 최근 예측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펀딩 없이 사업을 키우려던 상황에서 예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라며 "적은 자본으로도 훨씬 효율적인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라바난은 선거와 스포츠 등 예측 시장을 추적하는 플랫폼 ‘휴먼플레인(Humanplaine)’을 설립했다.

예측 시장은 단순한 도박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비트코인(BTC)이 지난해 10월 이후 약 30% 하락하고 알트코인이 더 큰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자 관심이 급감한 반면, 예측 시장은 빠르고 명확한 결과를 제공한다. 복잡한 백서나 장기 로드맵 없이도 즉각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트레이더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시(Kalshi)의 주간 거래량은 지난해 6월 약 5억달러에서 올해 1월 60억달러로 급증했다. 두 플랫폼 모두 온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며, 거래 과정 대부분이 암호화폐 인프라를 활용한다. 전통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예측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다.

사용자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폴리마켓 앱 다운로드는 3만건에서 40만건으로, 칼시는 8만건에서 130만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바이낸스의 다운로드 수는 50% 이상 감소했다. 코인게코는 2025년 한 해 동안 약 1100만개의 코인이 사라지며 이를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멸종 사건’으로 기록했다. 알트코인 시장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약 1500억달러의 가치를 잃었고, 지난해 10월 폭락 당시 대규모 자동 청산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됐다.

사라바난은 "암호화폐 시장은 유동성 제거와 과도한 경쟁으로 피로감이 누적됐다"고 진단했다. 밈코인 ‘세이프문’ 투자로 손실을 본 트레이더 업쇼(Upshaw) 역시 예측 시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밈코인 투자는 지나치게 도박적이었다"라며 "예측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측 시장에서도 모든 투자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디파이오아시스.eth 데이터에 따르면 예측 시장 거래 주소의 약 70%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폴리마켓(PolymARket)]

암호화폐와 예측 시장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폴리마켓과 칼시는 비트코인 가격 예측을 허용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관련 계약은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코인마켓캡도 홈페이지에서 예측 시장을 별도 섹션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형 거래소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12월 예측 시장을 도입했으며, 거래는 칼시를 통해 이뤄진다. 제미니와 크립토닷컴도 유사한 상품을 출시했고, 크립토닷컴은 트럼프 미디어를 위한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인베이스의 맥스 브랜즈버그(Max BranZBUrg)는 "사용자들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거래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금융 분석가 오웬 라우(Owen Lau)는 "코인베이스가 2026년 예측 시장에서 약 7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빈후드는 이미 연간 약 3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미즈호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이용자들은 일반 대중보다 예측 시장을 9배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베이스는 더 클리어링 컴퍼니(The Clearing COMPany) 인수를 통해 예측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쇼는 "암호화폐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 역시 온체인 예측 시장을 병행하고 있다”며 “시장은 변하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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