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도 멈칫… ’복잡한 절차’, 디지털자산 기부 활성화 걸림돌
암호화폐 보유자들, 기부 욕심은 있지만 절차 장벽에 막혀
디지털 자산 기부, 왜 이리도 어렵나
복잡한 절차와 불명확한 규정이 디지털 자산 기부 문화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기관들은 기부 의사를 밝히는 개인 투자자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절차는 낯설고, 세무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기술은 해법을 제시한다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고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절차를 처리하고, 기부 내역을 불변의 원장에 기록한다. 기부자에게는 간소화된 경험을, 수혜 기관에게는 투명성을 선사하는 구조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요구하는 서류 작업과 승인 지연을 우회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규제의 그림자
그러나 기술적 해결책만으로 모든 장벽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각국 금융당국과 국세청의 규제 접근 방식이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다. FSA(금융감독원)를 비롯한 감독 기관들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전까지는 많은 기관이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가장 진보적인 기술도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익숙한 이들에게, 이 불확실성은 또 다른 '매력적인 리스크'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기부 문화의 진화를 기다리며
절차의 복잡성은 분명한 걸림돌이지만, 동시에 혁신의 기회이기도 하다. 디지털 자산 커뮤니티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전형적인 성장통이다. 기술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가 따라잡을 때, 디지털 자산 기부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금융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날까지 기부를 고민하는 손가락은 계속 멈칫일 수밖에 없다.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디지털자산을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복잡한 절차가 걸림돌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 지침 시행 이후 현재까지 사랑의열매에 디지털자산을 기부한 곳은 법인 2곳과 개인 1명뿐이다. 국내에서 디지털자산 기부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곳은 사랑의열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디자털자산을 기부하려면 전달식, 내부 심의, 분할 매도 등을 거쳐야 한다.
최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16비트코인(BTC)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양사는 지난 5일 전달식을 진행했다. 사랑의열매 측 심의위원회를 거쳐 16BTC를 일괄 수령한 뒤 시간당 0.5BTC씩 분할 매도하는 계획으로 기부 약정을 체결했다.
디지털자산 기부는 요건을 통과한 비영리법인만 받을 수 있다. 외부감사를 받는 대형 기부금단체로 설립 5년 이상이어야 한다. 기부자 신원 확인, 전문가 심의, 실명계정 연결 등 내부통제기준도 갖춰야 한다.
은행은 실명계정 연결 신청 시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한다. 거래소는 현금화 시점에 기부 상세내역과 현금화내역 일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가 준 비트코인을 업비트에서 팔아 현금을 받는 격"이라며 "디지털자산 기부를 활성화하기엔 정책적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현금 기부와 동일한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것은 나름 장점이다. 기부금 영수증 등도 발행이 가능하다. 개인은 기부액에서 최대 30%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법인은 일반기부금 기준 소득금액 10%까지 손금(비용)처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