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호화폐 투자자, 2025년 해외 거래소로 158조원 송금…’큰손’ 입증
한국 투자자들이 국경을 초월한 자본 흐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2025년 한 해 동안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한 자금 규모가 158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규제 우회, 아니면 전략적 배분?
국내 거래소의 엄격한 상장 기준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더 넓은 투자 기회를 포착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자본 유출이 아닌,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의 고도화를 위한 적극적인 선택으로 읽힌다. 고래(Whale)들부터 소매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리스크 관리와 수익 극대화를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새로운 흐름
이 같은 막대한 자금 이동은 한국 투자자들의 시장 영향력을 재확인시킨다. 해외 주요 거래소에서의 한국인 거래 비중은 꾸준히 상승 중이며, 이는 특정 알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통 금융권이 '변동성'이라 경계하는 것을, 이들은 '기회'로 재해석하는 중이다.
당국의 시선은 복잡하다.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과도한 규제가 역설적으로 해외 시장으로의 자금 유출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결국, 가장 엄격한 규제를 자랑하는 금융당국 중 하나의 눈앞에서, 158조 원이 말 없이 국경을 넘었다는 아이러니. 이제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한국 투자자들은 '규제 대상'이 아닌, '주목해야 할 시장 참여자'로 인식될 전환점에 서 있다.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한국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2025년 해외 거래소로 1100억달러(약 158조 6200억원)을 송금하며 거래 활동을 유지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이 보도했다.
코인게코(CoinGecko)와 타이거 리서치(Tiger ReseARch)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내 암호화폐 투자자는 1000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했다. 특히 원화 기반 거래가 글로벌 법정화폐 페어 중 미국달러 거래량을 넘어서는 경우도 발생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거래 참여도를 보여줬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24조원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유출됐으며, 이는 2023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중앙화 거래소(CEX)로 자금을 이동하는 주요 원인으로 국내 거래소의 규제를 지적했다. 국내 거래소는 현물 거래만 가능하지만, 해외 거래소는 레버리지 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 옵션을 제공해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5년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에 지불한 수수료는 바이낸스(Binance) 2조7300억원, 바이비트(Bybit) 1조1200억원, OKX 5800억원, 비트겟(Bitget) 2700억원, 후오비(Huobi) 700억원으로 총 4조77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의 연간 운영 수익(1조7800억원)의 2.7배 규모다.
한국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2025년 상반기 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2조7000억원을 중앙화 거래소에서 메타마스크(MetaMask) 같은 개인 지갑으로 이동시켰다. 코인게코는 “탈중앙화 영구 선물 거래소(Perp DEXs)가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 투자자들이 점점 더 탈중앙화 거래소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 속도, 사용자 경험,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중앙화 거래소보다 이곳으로 자금을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더 많은 투자 옵션을 찾기 위해 해외 플랫폼을 선호하며, 탈중앙화 거래소 역시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