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채권에서 110억 달러 대탈출…재정 불안 속 비트코인 각광받나?
미국 장기 채권 시장이 대규모 자본 유출로 발끝 올렸다. 110억 달러가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폭발한 상황.
월가의 전통적 안전자산이 흔들리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또다시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채권 시장의 혼란은 암호화폐의 수혜로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의 불안이 가상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할 것"이라 분석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어디서나 들리는 그 말: "이번엔 다르다"
온체인 주식(토큰화주식), 무엇이 다른가
온체인 주식은 실물 주식과 1:1로 연동된 토큰을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유통하는 구조다. 전통 시장은 주 5일, 하루 6.5시간만 거래 가능하지만, 온체인 주식은 주 7일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나이지리아,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도 스테이블코인만 있으면 애플, 테슬라 주식을 언제든 거래할 수 있다. 결제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며, 주식 종가와 주말 간 괴리 시 차익 거래 기회도 생긴다. 단, 주주총회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 실물 주식은 보관기관이 보유하며, 투자자는 가격 상승 및 배당 수익만 누린다.
관련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로빈후드는 유럽연합(EU)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과 ETF를 토큰화해 24시간, 5일간 거래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거래 가능한 종목은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까지 200여 개에 이른다. 외환 수수료 0.1% 외에 별도의 거래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는다. 로빈후드는 향후 자체 아비트럼(Arbitrum) 기반 레이어2를 구축해 24시간 7일 거래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크라켄은 솔라나(Solana) 기반의 xStocks 플랫폼을 통해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60개 이상의 주식을 토큰화해 제공하며, 백드파이낸스(Backed Finance)가 실제 주식을 구매해 규제된 보관기관에 보관하고,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을 발행·유통시킨다. 투자자가 구매하는 것은 선물이나 파생상품이 아닌, 실물 주식을 기반으로 한 경제적 권리의 토큰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제미니는 디나리(Dinari)와 협업해 스트래티지(MSTR) 주식 토큰화를 시작으로 ETF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실제로 어떻게 거래하나? KYC 필수
온체인 주식을 실제로 거래하려면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크라켄, 로빈후드, 제미니 등 거래소에 가입하고 신원 인증(KYC)을 완료해야 한다. 기존 코인 거래와 달리 주식 토큰 거래는 익명으로 할 수 없으며, 규제 준수를 위해 실명 인증이 필수다.
과거에는 테라(Terra)의 미러프로토콜(Mirror Protocol)에서 KYC 없이 테슬라, 구글 등 미국 주식과 연동된 mAsset을 발행해 거래했다. 그러나 미등록 증권 거래로 간주되어 미국 SEC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서비스가 종료된 바 있다. 이번에는 모든 투자자가 반드시 KYC를 거쳐야 하며, 실물 주식을 기반으로 한 보관·발행 체계에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스테이블코인 입금이다. 투자자는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법정화폐를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환전해 거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거래소 내 토큰화 주식 거래 메뉴에 접속해 스트래티지,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원하는 종목의 토큰을 매수할 수 있다. 일부 플랫폼은 거래소 내 보관만 지원하지만, 크라켄과 제미니는 일정 조건 하에 온체인 지갑으로 직접 출금해 자체 지갑에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개인키 관리 및 보안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에게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왜 강력한가: 자본 이동성과 스텔스 어답션
크립토 업계의 ‘온체인 주식 실험’은 단순히 거래 시간을 늘리거나 방식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첫째, 온체인 주식은 국경을 넘어 누구나 쉽게 미국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다. 나이지리아, 베트남, 아르헨티나 투자자도 복잡한 해외 증권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스테이블코인만 있으면 애플이나 테슬라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단순히 편리하다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자본 이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도다.
둘째, 온체인 주식이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량과 유동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강세장이 끝나면 암호화폐 시장은 거래량이 줄고 유령도시처럼 바뀐다. 그러나 온체인 주식은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실제 주식을 사고팔려는 수요가 기반이 되기 때문에, 암호화폐 가격과 무관하게 거래가 계속 이루어진다. 즉, 주식 거래 수요가 ‘온체인’으로 옮겨오는 것은 암호화폐 네트워크에 새로운 거래량과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며, 암호화폐 시장 침체 시에도 블록체인 생태계가 돌아가도록 돕는다.
셋째, ‘스텔스 어답션(Stealth AdOPtion)’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로빈후드 사용자가 주식 토큰을 거래할 때, 본인이 암호화폐를 쓰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더 빠르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암호화폐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반 금융이 확산될 수 있다.
넷째, 온체인 주식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을 함께 이끈다. 예를 들어 로빈후드가 사용하는 이더리움 레이어2(아비트럼), 크라켄이 사용하는 솔라나 같은 네트워크는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수수료 수익과 거래량이 증가한다. 앞으로 크라켄이 2026년 IPO를 진행하면, 관련 주식과 온체인 주식 섹터도 함께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의할 점과 한계
온체인 주식은 혁신적이지만, 투자 전에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투자자는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온체인 주식은 실물 주식을 기반으로 가격 상승과 배당 수익은 누릴 수 있지만, 의결권은 보관 기관에 있어 투자자는 경제적 권리만 가질 수 있다. 또한 규제 불확실성도 중요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온체인 주식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어,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거래가 제한되거나 중단될 리스크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시장 규모가 120조 달러 이상인 데 비해, 온체인 주식 시장 규모는 3억8800만 달러 수준에 그쳐 아직 유동성이 낮아 원하는 시점에 거래가 어렵거나 체결이 지연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관 책임도 투자자에게 있다. 거래소 보관이 아닌 개인 지갑으로 출금해 직접 보관할 경우, 개인 키 관리와 해킹 방지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가 감당해야 한다. 이런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한 후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찻잔 속 태풍인가, 혁명인가
블록체인 기반 주식 토큰화는 단순한 암호화폐 업계의 유행이 아니다. 카네기멜론대 브라이언 라우틀리지 교수는 “토큰화 주식은 자산의 형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거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시큐리타이즈와 블랙록의 협업, 제미니의 스트래티지 주식 토큰화, 로빈후드와 크라켄의 EU·버뮤다 시장 진출은 “주식의 디지털 혁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 매체 포춘은 “로빈후드의 이번 시도가 기존 금융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을 코인처럼 사고팔 수 있는 옵션이 생긴 것만으로도 시장의 진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