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돌풍: 7개월 만에 최저 환율 기록…주요 통화 대비 절상폭 2위
원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주 주요 통화 대비 절상폭 2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
달러에 눌려 있던 원화가 반격 모드로 전환—이제 외환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권의 예측을 뛰어넘는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며, ’역주행’ 논란을 잠재우는 중.
물론 이 모든 게 금융 당국의 ’계획된 시나리오’라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 “미국발 관세 전쟁, 성장률 최대 0.5%p 끌어내려”
지난해 12월 초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아직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는 이번 전망치 수정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관세 충격이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p)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안재균 연구위원은 “기본 실효 관세율 20% 가정 시 성장률을 0.4~0.5%p 정도 낮게 볼 여지가 있다”며 “수출이 연간 4~5% 감소할 경우 연간 성장률을 0.2%p 이상 낮출 수 있고, 생산 경기 부진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예하 선임연구원도 “0.5%p 수준의 타격을 줄 것”이라며 “한은이 이번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0%로 하향 조정한다면 대부분 관세 전쟁으로 인한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세 영향이 적지 않지만, 전망치 조정의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완화로 관세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미국산 수입을 늘려야 하는 부담과 자동차 수출 감소 등으로 성장률에 0.2~0.3%p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는 것은 1분기 성장 부진 때문”이라며 “이는 소비와 건설 등 내수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장민 선임연구위원도 “소비나 건설 등 내수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는 것”이라며 “관세로 수출이 줄어들기는 할 텐데 수입도 줄어서 순수출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미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관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관세율을 10% 정도로 막으면 불리할 것 같지 않다. 미국 시장에서 다른 나라들과도 경쟁하는데, 10%는 거의 미니멈”이라며 성장률에도 아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 “2차 추경 불가피” 한 목소리…적정 규모 등은 이견
추경에는 전문가 의견이 분분했다. 경기 부양용 추경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부분 견해가 일치했지만, 적정 규모나 용처 등을 두고는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당장 투자와 소비를 끌어올리는 추경이 시급하다”며 “적정 규모는 개인적으로 30조원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올해 성장률을 0.7%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1960년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연간 성장률”이라며 “그만큼 심각한 경기 상황을 띄우려면 추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석길 본부장은 “저희는 2차 추경까지 포함해 성장 전망에 반영한 상태”라며 “GDP 대비 1.3% 정도, 즉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전제로 했다. 그 정도면 경기 부양 효과가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올해 3분기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2차 추경을 예상한다”며 “2차 추경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재균 연구위원은 “2차 추경이 불가피하지만, 대규모로 하기보다는 소비 지원, 통상 지원 등을 중심으로 적절한 규모가 중요하다”며 “10조~12조원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효과가 제약적”이라며 “올해 들어 경제 정책 대응의 무게 중심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추경의 적정 규모보다 언제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소비가 부진한 이유는 월 4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이 필수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계속 줄이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의 소비 촉진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정책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나 높은 수준의 환율 등 상방 요인이 국내 소비 부진이나 국제 유가 하락 등 하방 요인으로 상쇄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hanjh@yna.co.kr